"닮아서" 사촌 언니 신분증으로 사전투표 성공?…지문도 '본인 확인' 안 돼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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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 중구 대신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음. 연합뉴스 30일 대구 중구 대신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음. 연합뉴스

대구에서 사촌 동생이 사촌 언니의 신분증으로 사전투표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사자가 투표할 수 있도록 행정 조치를 했지만, 투표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 논란도 제기된다.

31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오전 대구 한 사전투표소를 찾은 A 씨는 사촌 B 씨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투표했다.

A 씨는 거동이 불편한 B 씨와 요양보호사 등과 함께 해당 투표소를 찾은 뒤 먼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별다른 제지 없이 투표를 마쳤다.

몇십 분 뒤 B 씨가 요양보호사와 함께 사전투표소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전산상 투표를 한 것으로 처리돼 당일 투표를 진행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A 씨와 B 씨 외모가 비슷하고 주소도 유사해 현장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B 씨가 보행 보조기구를 끌고 다닐 정도로 거동이 어려워 A 씨가 신분증을 챙기고 있었고, 먼저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한 것으로 파악했다"라며 "B 씨의 신분증은 20여 년 전 발급돼 사진 등이 흐릿했고, A 씨와 B 씨 생김새가 많이 닮았고, 주소도 비슷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선관위 조사에서 "신분증을 잘못 제출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전투표소에서 진행하는 지문 인식 절차는 동일인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중복 투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 참여 전 신분증 확인과 지문 인식을 하지만 주민등록시스템과 연동돼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지문 인식은 투표 참여 기록을 남기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사무원 교육을 강화해 신분증과 본인 대조 확인이 더 철저히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이후 행정 처리를 통해 B 씨가 다음날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B 씨는 투표권이 있는데도 행사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곧바로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A 씨는 이미 투표했기 때문에 추가 투표가 불가능하게 시스템상 조치했다"라고 말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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