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성수 울산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지역 최대 규모 장비·의료진… 수도권 원정 치료 끊을 것”
차세대 최첨단 '다빈치5' 로봇 도입
비수도권 최대 규모 로봇수술 인프라
의사 가르치는 프록터 교수도 4명
“지역 완결형 의료 시스템 구축 강화”
울산대학교병원이 차세대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5(DV5)’를 도입하며 암 환자를 위한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울산에서 최고 수준의 암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울산대병원 로봇수술센터를 이끄는 양성수 센터장(교수)을 만나 새 장비 도입의 의미를 들었다.
양 센터장은 “단순히 최신 장비를 추가한 것을 넘어,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증질환은 치료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장비 확충으로 수술 대기기간을 단축하고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울산대병원은 2014년 12월 로봇수술을 시작한 이래 총 6593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기존 다빈치 Xi 1대, 다빈치 SP 2대에 이번 다빈치5까지 더해 총 4대의 로봇수술 장비를 운용하게 됐다.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중 손꼽히는 규모다.
다빈치5의 가장 큰 기술적 차별점은 ‘촉각 피드백(Force Feedback)’ 기능이다. 양 센터장은 “이전에는 집도의가 화면과 경험에 의존해 조직을 다뤄야 했다면, 이제는 조직이 딱딱한지 아닌지, 압력과 저항까지 인지할 수 있어 한층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혈관과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며 병변을 제거해야 하는 암 수술, 그중에서도 골반처럼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3D 초고해상도 영상 시스템까지 더해져 환자 입장에서는 출혈 감소, 빠른 회복, 기능 보존이라는 실질적 이득으로 이어진다.
그간 임상 현장에서 로봇수술의 효용을 체감한 사례도 적지 않다. 양 센터장은 “20대 초반의 미혼 여성 환자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세 차례 개복이 필요한 큰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로봇수술로 절개 상처를 최소화한 결과 통증이나 후유증을 거의 호소하지 않았고 미용적인 부분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젊은 환자일수록 회복 속도와 흉터 최소화가 삶의 질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로 꼽힌다.
울산대병원 로봇수술센터의 강점은 장비만이 아니다. 풍부한 임상 경험에 더해 센터에는 로봇수술 분야의 최고 전문가 자격이자 일명 ‘의사를 가르치는 의사’로 불리는 ‘프록터(Proctor)’ 교수진 4명이 포진해 타 의료진 교육과 술기 전수까지 주도하고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로봇수술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 센터장은 “병기와 해부학적 구조,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가운데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환자 개별 상황에 맞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끝으로 “여전히 서울 대형병원 브랜드를 보고 상경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울산대병원은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최첨단 장비와 우수한 인적 역량을 갖춰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자부한다”며 “신뢰를 쌓는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믿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