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틀려도 괜찮아, 우리 삶은 ‘즉흥 연주’니까
■삶, 틀려도 좋은 자유 / 임미성
임미성 <삶, 틀려도 좋은 자유> 책 표지. 출판사 제공
재즈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왠지 모를 재즈의 우아함과 여유로운 정취에 이끌려 늘 마음 한구석에 관심을 품고 있었다. 자신을 ‘엉뚱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어느 재즈 가수의 에세이가 눈에 들어온 것도 아마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그런데 저자인 임미성은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재즈의 역사나 명반을 분석하는 해설서가 아니다”고 단호히 못 박는다. 약간의 당황스러움 속에서 호기심이 피어오른다. 그렇다면 저자가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바로 ‘재즈적 시선’이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야기는 대체로 살아가며 겪는 실수와 오류를 삶의 자연스러운 ‘변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즉흥성, 파격, 유머, 조화 등 재즈가 가진 본연의 가치처럼, 우리의 삶 또한 애초에 정해진 악보가 없는 즉흥 연주와 같기에 ‘조금 틀려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저자는 이러한 메시지를 프랑스 유학 시절의 일화부터 음식,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일상의 소재를 빌려 이야기한다. 평범한 일상을 재즈적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저자의 엉뚱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력 있는 논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저자는 ‘재밌는 삶이 바로 건강한 삶’이라고 강조한다. 늘 노래하고 춤추는 기분으로 신명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가운 냉소가 아닌 유쾌한 웃음으로 타인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은, 재즈라는 음악적 이야기를 통해 사실상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사회적 울림을 전달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글이 10~20페이지 내외로 짧아 가볍게 읽기 좋다. 그러면서도 연주 시간이 14~20시간에 달하는 곡을 소개하는 등 음악적 흥미도 놓치지 않는다. 이번 주말에는 일상을 재즈로 재해석하는 저자의 유쾌한 시선에 풍덩 빠져보는 건 어떨까. 임미성 지음/율리시즈/259쪽/1만 6200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