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 핫플’ 삼광사 오가는 길, 6년 묵은 체증 풀린다
일주문과 연결 왕복 2차로 도로
잇단 소송에 개통 못 하고 방치
올 1월 뒤늦게 준공 허가 신청
별일 없으면 이달 내 개통 전망
1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 모습.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재개발 조합과 인근 유명 사찰 사이 법적 분쟁으로 2020년 도로 개설 이후 6년 넘게 차량 진출입이 차단됐다. 김동우 기자 friend@
대규모 연등 축제 등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로 향하는 차량 통행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광사와 인근 주택재개발사업 조합과의 분쟁 속에 6년 가까이 차량 출입이 제한됐던 왕복 2차로가 조만간 통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부산진구 초읍동 연지1-2구역(포레나부산초읍) 재개발 사업에 대한 준공 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진구청은 아파트 단지와 마주하고 있는 삼광사 사이 왕복 2차로 도로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부산진구 초읍동 포레나부산초읍 아파트 단지 뒤편 도로는 차량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네비게이션에서 삼광사 가는 길을 검색하면 해당 도로를 경유하도록 안내하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설치된 철제 펜스 탓에 차량이 통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 도로는 약 280m 길이의 2차로 차도와 인도로 이뤄졌다. 이 도로는 매년 5월 대규모 연등 축제로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천태종 사찰 삼광사 일주문과 불과 약 40m 떨어져 있다. 해당 도로는 삼광사로 향하는 초연로 21번길과 초읍천로 43번길을 연결하기 위해 재개발 사업 추진과 함께 조성됐다. 부산진구청과 조합 측은 이 도로가 개통될 경우 삼광사 등으로 향하는 차량 흐름이 분산돼 새싹로 등 주변 도로 흐름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지1-2구역 재개발 사업은 1113세대 규모의 아파트 11개 동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6년 전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2020년 3월 동별 준공 인가, 이듬해 부분 이전 고시가 이뤄지면서 아파트 입주와 거래 등은 가능했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에 포함된 해당 도로 개설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체 사업의 준공 인가·이전 고시 등 절차를 밟지 못했고, 사업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해당 도로 개설은 2010년 재개발 사업 계획의 인가 조건 중 하나였다. 구청은 아파트 건립으로 일대에 늘어나는 차량 통행, 유동 인구 등이 주변 환경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재개발 사업자에 도로 개설을 요구할 수 있다.
당초 이 도로는 아파트가 준공된 2020년 이미 공사를 거의 마쳤다. 하지만 삼광사와 소유권 관련 소송 중인 탓에 구청에 준공 인가를 신청할 수 없었다.
해당 도로를 둘러싼 재개발 조합과 삼광사 간 분쟁은 13년 전인 2013년 시작됐다. 조합 측은 2013년 삼광사 소유의 토지에 흙막이용 옹벽 지탱하는 설비 ‘어스 앵커’를 설치하기로 사찰 측과 합의했다. 하지만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1월 사찰 측은 조합과의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조합을 상대로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을 걸었다.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삼광사는 그해 8월 최종 패소했다.
삼광사는 이어 토지 소유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어스 앵커가 땅 소유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해당 소송 역시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대법원은 2022년 12월 조합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찰 측은 이후 재개발 조합에 어스 앵커 설치에 따른 토지 사용료 청구 소송을 청구했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길고 긴 소송전 끝에 조합은 지난 1월 부산진구청에 해당 도로에 대한 준공 인가를 신청했다. 조합은 부산진구청의 지시에 따라 도로 보강 공사를 마친 뒤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준공 인가가 나면 해당 도로는 구청에 귀속된다. 심의에 문제가 없으면 이르면 이번 달 말 인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청 관계자는 “도로가 지어진 지 오래되다 보니 그사이 일부가 파손됐다”며 “관리 권한이 구청으로 넘어오기 전에 보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도로에 대한 준공 인가가 이뤄지면 전체 준공 인가와 이전 고시, 조합 해산, 법인 청산 등을 거쳐 사업이 마무리된다. 조합 측에 따르면 조합 청산이 늦어지면서 아파트 완공 후에도 매년 1억 원이 넘는 조합 운영비가 지출돼야 했다. 박광생 연지1-2구역 조합장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남은 절차도 원만하게 밟아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