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이란, 한국 국적선 통행 허가
해협 봉쇄 80일 만에 첫 사례
20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 중인 것으로 확인된 HMM ‘유니버설 위너’호. 마린트래픽 캡처
호르무즈해협에 고립돼 있던 우리 국적 선박 한 척이 이란으로부터 통행허가를 받아 해협을 통과 중이다. 지난 2월 28일 해협이 봉쇄된 지 80일 만에 첫 사례로, 나머지 배들 또한 조속히 대양으로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외교부, 해양수산부, HMM 등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8일 국적 선사 HMM의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행을 허가했다.
이날 외신 블룸버그통신은 “쿠웨이트산 원유를 선적한 유니버설 워너호가 이날 오전 이란 라라크섬 남쪽 이란이 승인한 호르무즈해협 통과 항로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오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란 당국과 협의를 마쳤고, 어제부터 항해를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있다)”라면서 “200만 배럴”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 위너호에 200만 배럴의 원유가 실려있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추가적으로 모든 한국 선박이 자유로운 통항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 위너호가 오만만으로 나오면 미국·이란 전쟁 후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온 첫 한국 선박이 된다. 또 해협 안쪽에서 대기 중인 우리 선박은 25척으로 줄어든다. 지난 4일 비행체 공격으로 파손돼 수리 중인 HMM 나무호도 이 중 하나다.
해협을 통과 중인 유니버설 위너호는 한국과 이란 양측의 협의로 선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선원이 많다거나 하는 것을 중심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해당 배에는 한국인 선원 9명과 외국인 선원 12명이 타고 있으며, 다음 달 10일쯤 울산에 도착할 전망이다. HMM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별도의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나무호 피격 사건을 호르무즈해협 내 한국 선박 25척의 조기 탈출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외교부는 나무호 사건과 이번 해협 통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해협 통항’을 기조로 삼아온 만큼, 앞으로도 이란 측과 가능한 범위에서 자유 통항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