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병간호하던 80대 아내 살해한 남편·아들, 법원 판단은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년간 병간호했던 아내를 살해한 80대 남편과 50대 아들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20일 대법원 3부는 살인 혐의를 받는 8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50대 아들 B 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4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여성 C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뇌출혈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2023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아 인지 및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졌으며, 다음해에는 낙상으로 거동까지 불편해졌다.
10여년 전부터 C 씨를 병간호해온 A 씨와 B 씨는 C 씨의 건강이 점차 악화하고 다른 가족들로부터 생활비마저 지원받기 어려워지자 C 씨를 살해한 뒤 숨지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서 A 씨는 "살해를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10년 이상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를 정성껏 보살폈는데 큰 희생과 노력이 수반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해자의 상태는 점차 악화했고, 피고인들은 다른 가족의 경제적 지원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반면, 피해자가 '요양원에 가는 것은 싫다'고 하자 이로 인한 좌절감이 범행 결의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에서 A 씨와 B 씨는 "C 씨의 부탁이나 승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본인들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