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 고려” “이란에 경고했어야”…외통위서 ‘나무호 피격’ 대응 공방
민주 “선박 26척 사실상 인질…적대 관계 형성 안 돼”
국힘 “‘외계인 소행이냐’ 조롱 나와…진상 규명에도 소극적”
조현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의 피격 사건과 관련한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20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HMM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 기조 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격 주체를 성급하게 결론짓지 않으려는 정부의 신중한 기조를 엄호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이란 측 소행임에도 외교적 대응에 소극적인 정부를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전체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확보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 안보 역시 중요한 국가적 목표”라며 정부의 신중 대응 기조를 두고 “결론적으로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강 의원 역시 “호르무즈 해협 내에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60여 명이 사실상 인질 상태로 묶여 있다”며 “섣부른 단정이나 강경 대응으로 이란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배가 침몰한 상황도 아닌데 보름이 되도록 누가 피격했는지 밝히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정부의 무능”이라며 “즉각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이란의 소행일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경고했어야 한다”고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계인의 소행이냐’는 조롱성 말도 나온다”며 외신 보도 등을 인용해 이란 정규군이나 혁명수비대 등 공격 주체에 상관없이 모두 이란 측 소행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조사를 종료하지 않은 시점에서 이란 또는 이란의 특정 부대가 피격했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아직 남아 있는 선박들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교부가 강한 외교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에 “그런 조치를 했다고 말씀드리기 참 곤란하다. 안 해서 곤란한 것이 아니고 제반 상황상 발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청사에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만난 것이 사실상 ‘초치’였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발간된 통일백서의 ‘평화적 두 국가론’을 둘러싼 헌법 위반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민의힘 측이 두 국가론에 대해 ‘헌법 위반 및 통일 포기’라고 비판하는 데 “우리가 말하는 두 국가 관계는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과 노태우·김영삼 정부의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계승한 ‘특수 관계 속의 두 국가’를 의미한다”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