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두피 문신 시술 부산서 또 ‘무죄’…2023년 판결 선례 이어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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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문신사 A 씨에 무죄 선고
“보건위생상 위해 없다면 의료행위 아냐”
2023년 부산 첫 무죄 판결 선례 이어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부산에서 비의료인의 두피 문신 시술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박주영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본인이 이끌어낸 ‘부산 최초 비의료인 문신 무죄 판결’의 흐름을 재확인했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부산 부산진구의 한 두피 문신 업체를 운영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인당 50만∼600만 원의 시술비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부장판사는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신체에 대한 위해성 여부를 넘어서는 규범적 판단”이라며 “문신시술이나 반영구 화장 시술의 유래, 일반 의료행위와 구별되는 특성, 사회적 인식 변화, 기술 발달로 인한 위험성 감소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장판사는 “1992년 대법원 판결 이후 30년이 흐르는 사이 문신에 대한 전 세계적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며 “일본 최고재판소가 최근 기존 입장을 바꾸면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해 형사처벌하는 나라가 됐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문신사법’(법률 제21070호)도 무죄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문신사법은 눈썹 문신 시술 같은 ‘미용문신행위’를 의료행위와 명확히 구별하고 있다.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0월 시행되면 자격을 갖춘 비의료인의 미용문신 시술은 더 이상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지 않게 된다.

재판부는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묶어두는 것이 역설적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판사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 행위 전체를 예외 없이 불법으로 보다 보니 전문가를 통한 교육이나 행정 규제마저 봉쇄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문신시술을 합법화한 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국민 건강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판시했다. 실제로 한국타투협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신 종사자는 약 35만 명(타투이스트 5만 명, 반영구화장사 30만 명)에 달하고, 반영구 화장 경험자는 누적 1000만 명에 이른다.

앞서 2023년 박주영 부장판사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비의료인 문신 시술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재판장 당시 눈썹 문신 시술 혐의로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된 20대 여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문신사법 통과 이후 현재 하급심에서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두고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고 있으나,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12월 의료인 자격 없이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에게 유죄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문신사법이 통과됐지만, 기존 시술 행위에 대해 부칙 등으로 소급 적용한다는 규정이 없어 일선 재판부마다 유·무죄 판결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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