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선 부울경 미래는 안 보인다
대진표 확정된 뒤에도 정치공학 여전
지역 현안 치열하게 토론하는 선거 돼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부산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가 불과 3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상한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정당의 공천 완료로 대진표가 확정되고 선거전이 본격화했지만, 보궐선거 과열 등 중앙 정치의 세 대결 구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의 시장·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현역이 수성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략하는 구도로 짜였다. 기초단체장 대결도 비슷한 패턴이다. 문제는 지역의 미래 비전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은 보기 드물고 진영 간의 대리전과 단일화 등의 정치공학만 난무하는 점이다. 동네 일꾼은 지역의 미래를 약속하고, 지역 유권자들은 차분히 선택하는 본연의 지방선거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번 지선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년 만에 치르는 전국적 규모의 선거여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는 성격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정당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 개편 등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2018년 압승 신화의 재연을 노리고, 야당인 국민의힘 등은 지방 권력까지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이 같은 여야의 정략과 충돌 구도가 지방선거 전반을 뒤덮으며 중앙 정치의 논리만 증폭되고 있다. 그 결과 지역 공약을 정성껏 준비한 풀뿌리 후보들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유권자들은 선택권을 행사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지방은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탈출하는 청년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행정과 교육의 수장을 뽑는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 전략을 치열하게 겨루는 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지역의 일꾼을 자처한 후보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신성장 산업 유치와 기존 노후 제조업 혁신 방안을 놓고 격하다 싶을 정도로 토론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지역의 절박한 미래 과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진영 대결로 흐르는 지방선거로는 결코 지역의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여야의 반성과 지역 유권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번 부울경 선거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맞붙는 부산시장 선거를 비롯해 경남, 울산의 향방이 정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까지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하지만 6·3 지선은 중앙 정치의 연장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장이어야 한다. 여야는 풀뿌리 후보들이 애써 마련한 지역 공약이 가려지는 정치 공학을 중단해야 한다. 후보자 자신도 정치 기류에 기대지 말고 공들인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의 선택 왜곡을 막는 길이다. 특정 정당의 유불리가 아닌 부울경의 생존과 도약을 토론하는 지방선거를 만들어야 지역이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