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도시’ 거제시 ‘마스가’ 순풍에 돛 단다
실무대표단 필라델피아시 파견
마스가 상징 필리조선소 매개
지방전부 간 교두보 확보 집중
경제·교육·문화 시너지 극대화
한화그룹이 북미 조선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마스가 프로젝트의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일보DB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성공을 위해 경남의 기초단체가 직접 미국 현지를 방문하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조선 도시’ 거제시가 미국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조선업이라는 공통분모를 매개로 지방정부 간 협력을 통해 마스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거제시는 미국 필라델피아시와 협력 강화를 위해 실무대표단을 파견한다고 19일 밝혔다. 실무단은 김호근 행정국장을 단장으로 20일부터 24일까지 2박 5일간의 일정으로 필라델피아시에 머물며 경제·교육·문화·행정 전반에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찾는다.
거제는 세계 최고 조선사로 손꼽히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사업장이 있는 글로벌 조선산업 허브다. 필라델피아는 미 해군 조선소 역사를 간직한 전략적 요충지로 마스가 상징인 ‘필리조선소’가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은 국적을 초월해 양 도시의 강점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전망이다.
필리조선소는 2024년 한화오션이 북미 조선시장 진출을 위해 한화시스템과 함께 1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사업장이다.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미 해군력 증강을 위한 ‘황금 함대’ 건조 사업장으로도 지목되며 마스가 전초기지로 급부상했다. 한화그룹은 이곳에 50억 달러, 우리 돈 7조 원을 추가로 투자해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함정을 건조할 인프라를 갖춘다는 목표다.
핵심 과제는 현지에 파견될 숙련 기술자들의 안전한 정착과 생활 기반 구축이다.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기술 전수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거제시 실무단은 필라델피아 상무부와 상공회의소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경제와 인력 양성 협력을 구체화한다.
우선 기업유치 활성화를 위한 쉐럴 파크 필라델피아 시장 공약인 ‘PHL Open for Business’ 제도를 활용해 현지 진출 한국 조선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규제 완화와 인허가 패스트트랙 적용을 제안한다. 이와 함께 조선기자재 관세 예외 조치와 필리조선소 일대 해양번영특구(MPZ) 지정을 위해 주정부를 대상으로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찾고 한화오션 기술 매뉴얼을 이식한 도제식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 논의를 진행한다.
한화그룹이 북미 조선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마스가 프로젝트의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일보DB
파견 인력에 대한 맞춤형 치안 프로그램, 행정절차 간소화 방안, 노동조합 문화적 차이 해소를 위한 중재 시스템, 가이드라인 마련 협의 역시 중요 의제다. 여기에 양 도시 간 실무 협의를 상시화하기 위한 ‘거제-필라델피아 실무 워킹그룹’ 구성과 전담 부서를 지정해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 구축 방향까지 설정한다는 복안이다.
필라델피아 시의회를 찾아 케냐타 존슨 의장과 커티스 존슨 주니어 의원, 마이클 드리스콜 의원 등 지도부와도 접견하는 일정도 준비했다. 이 자리에서 거제시 기술 인력의 주거·치안·의료·교육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비자 쿼터 확대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23일 최종 표결을 앞둔 ‘ICE-OUT(미 연방 이민단속국 활동 제한)’ 조례 등 현지 이슈를 꼼꼼히 점검해 안심하고 기술 전수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한다.
조선 메카 거제시 도시브랜드에도 집중한다. 거제시에서 파견된 기술 인력이 단순 외국 노동자가 아닌 ‘미국 조선업 심장인 네이비 야드 영광을 재건하러 온 전문 파트너’로 각인시켜 유대감를 강화하고 도시 위상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거제와 필라델피아가 조선산업이라는 공통언어를 통해 국경을 넘는 지방정부 협력의 선도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선업 외에도 관광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의미도 크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