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전성시대] 마음까지 살핀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웰니스로 급성장한 시장, 5조 원대 정체
체내 흡수율 극대화 신기술로 도약 모색
꿀잠템 등 최근엔 ‘멘탈 케어’ 전선 확대
꾸준한 성장세 글로벌 시장 공략도 속도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 매장 올리브베러. 올리브베러 제공 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 매장 올리브베러. 올리브베러 제공
다이소몰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 다이소몰 캡처 다이소몰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 다이소몰 캡처

국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이 5조 원대 규모에 안착하며 질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저속노화(Slow-aging)’와 ‘웰니스(Wellness)’가 현대인의 핵심 라이프스타일로 부상함에 따라,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차원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생산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파르게 성장해 2022년 5조 6705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소비 침체 속에서도 2024년 기준 5조 4548억 원을 기록하며 견고한 ‘5조 원대 박스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시장의 성격 변화다. 전체 시장 규모가 소폭의 조정기를 거치는 사이, 수출액은 2020년 2264억 원에서 2024년 3802억 원으로 늘어나며 연평균 13.8%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내수 포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유통가와 제약업계는 체내 흡수율을 극대화하는 약물 전달 기술(DDS) 이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건강이 주도하는 ‘리포좀 제형 비타민’이 대표적이다. 인체 세포막 구조와 유사한 인지질로 영양소를 감싸는 이 기술은 일반 제품 대비 흡수 속도와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기술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노화의 주범인 ‘혈당 스파이크’를 관리하는 바나바잎 추출물 제품군도 대세다. 광동제약의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솔루션 바나바잎’, 종근당의 ‘혈당건강엔 바나바’, 대원제약의 ‘혈당케어엔 바나바’, 유한양행의 ‘혈당 케어 여주 바나바잎’ 등은 전문 제약사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5조 시장의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

인지 기능 강화를 돕는 ‘노트로픽’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월 출시된 CJ웰케어의 ‘닥터뉴트리 메모리메이트’는 고순도 포스파티딜세린을 앞세워 인지 기능 시장을 공략 중이다. 세노비스와 뉴트리코어 역시 함량을 높인 신제품으로 응수하며 2030 세대의 업무 효율과 중장년층의 뇌 노화 방지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

건기식의 영역은 신체 건강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질 개선을 뜻하는 ‘멘탈 웰니스’가 중요해지면서 유통가는 이른바 ‘마음 약국’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CJ웰케어는 ‘건강구미’ 7종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시장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중 ‘멜라메이트 구미’는 식물성 멜라토닌을 함유해 정제 섭취가 부담스러운 젊은 직장인들에게 ‘꿀잠템’으로 불린다. 경남제약의 ‘멜라꾸미’와 닥터에디션의 ‘멜라나잇 구미’ 역시 수면 보조 시장의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스트레스 피로 관리 성분인 홍경천 추출물 제품도 최신화되는 추세다. 팜투팜의 ‘위드바이오 홍경천’은 고품질 원료를 사용해 일상 속 긴장 완화를 돕고, 콜마비앤에이치의 ‘홍경천 추출물 로사비타’는 피로 개선 기능성을 앞세워 입소문을 타고 있다. 휴베이스의 ‘데일리베이스 릴랙스’처럼 약사들이 설계한 복합 기능성 건기식들도 멘탈 케어 열풍에 힘을 보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기식 시장이 5조 원 규모에서 정체기를 맞이하자 업계는 ‘제형의 간편화’와 ‘흡수율의 과학화’라는 질적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며 “슬로에이징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시장은 단순 판매를 넘어선 정교한 바이오 기술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