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중동발 위기 초당적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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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장기화 경제·안보 상황 심각
국가적 위기 극복 위해 협치 복원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7일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민생경제협의체 오찬 회동이 이날 모임의 명목이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날 모임은 정치적 지향을 떠나 민생경제를 위한 논의의 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민들은 지난 2월 오찬 일정이 예정됐지만 오찬 당일 제1 야당 대표가 불참을 통보한 뒤 정치 투쟁만 난무했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모임은 상징적으로 적지 않은 의미를 국민들에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모임 자체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국내외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가 않다.

이날 회동은 이례적으로 야당 대표가 모두발언을 먼저 하는 파격으로 시작됐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쟁추경 성격과 안 맞는 예산 편성에 대한 지적을 비롯해 환율, 성장률, 부동산, 조작기소 국정조사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이 “마치 대정부 질문을 받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그동안 야권이 거론해 온 비판을 쏟아내는 방식이었다. 다소 경직될 수 있었던 분위기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추경 편성안 중에 야당이 지적한 부분 일부를 들어내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조금씩 풀려갔다는 후문이다. 메아리도 없이 일방적 비난으로만 끝나던 정치투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산성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거시적으로 중동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표면적으로는 여당은 야당과 협의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야당도 협력과 조력 의사를 밝힘으로써 화답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국정운영 방향을 둘러싼 논란과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을 놓고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태다. 여야 모두 상대가 바뀌면 협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일 뿐 협치를 위해 먼저 양보하겠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회적 갈등의 조정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할 때 국내에선 정치가 거의 실종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중동전쟁이 6주차로 접어들면서 경제적 타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8일 오전으로 예정된 미국의 이란 타격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듭해서 주한미군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안보 상황도 심상치가 않다. 정치투쟁에만 몰두하던 여야의 대표들을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내몬 것은 이 같은 사태의 급박함이었을 것이다. 한차례의 만남으로 모든 사태를 해결할 순 없다. 하지만 이번 만남이 적어도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고 초당적 협치의 싹을 틔우는 계기는 돼야 마땅하다. 차제에 정례화 방안이라도 논의하는 게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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