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투표 마친 삼성바이오 노조…오늘 오후 파업 여부 나온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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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보상 두고 노사 정면충돌
인사 유출이 키운 경영권 불신
29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예정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최대의 노사 갈등 국면에 직면하면서 사상 첫 파업 여부를 결정할 투표 결과가 29일 오후 6시 나온다. 이날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가결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5월 초유의 파업 사태를 맞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 참여율은 이미 이날 오전 기준 94.26%를 기록했다. 전체 임직원의 약 75%인 3689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황에서 사실상 노조원 대다수가 이번 쟁의 여부에 의견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는 ‘실적 대비 낮은 보상’이라는 현장의 정서가 있다. 노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한다. 반면 사측은 6.2% 인상안을 고수하며 13차례에 걸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평행선으로 끝냈다. 사측은 오는 2034년까지 1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입하며 ‘미래 초격차’를 강조하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에 대한 알맞은 처우는 부족하다는 입장이 이번 투표로 이어졌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독보적인 실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외형 성장세와 달리 내부에서는 ‘파업 리스크’라는 실질적 문제가 돌출된 셈이다.

특히 주목받는 지점은 인사와 경영권에 대한 노조의 개입 요구다. 노조는 채용, 승진, 징계, 배치전환 등 인사 제도 운영과 분할·합병·양도 등도 노사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라고 주장한다. 사측은 이를 ‘경영권 침해’로 규정하며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작년 발생한 임직원 인사 정보 유출 사고 등을 들며 인사 관리 시스템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측의 경영권 수호 명분과 노조의 인사 투명성 확보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외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고도의 숙련도와 공정의 연속성이 필수적인데, 파업으로 인해 공정 관리에 작은 공백이라도 생기면 수주 계약 이행과 정시 납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물량을 다른 기업으로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투표 결과가 파업으로 가결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5월 1일부터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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