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법원도 내가…" 볼썽사나운 '치적 홍보' 경쟁
박형준, 설치 확정 시민 보고회
전재수, 부산변호사회서 공로패
선거 앞두고 자화자찬 공치사
인천과 분산 결과엔 ‘나 몰라라’
25일 해사법원 시민 보고회를 연 박형준 부산시장.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23일 부산변호사회에서 해사법원 특강을 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부산변호사회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4일 시정 보고회 ‘글로벌허브도시 부산을 말하다’ 를 개최한 데 이어 재차 세몰이에 나섰다. 25일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이하 해사법원) 설치를 확정 짓는 시민 보고회를 개최한 것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부산변호사회에서 해사법원 관련 특강을 열고 공로패를 받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 정계와 법조계가 협력해 이룬 성과인데다 인천과 분산 설치로 ‘절반의 성공’인데도, 여야 후보가 지나치게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며 선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와 박 시장은 25일 오후 연제구 한 호텔에서 해사법원설치추진 부울경협의회 등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해사법원 설치 확정 시민보고 및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여 해사법원 법안 통과를 기념하고 해사법률 중심도시 도약 의지를 공유했다.
전날 6000여 명의 시민을 한 자리에 모았던 박 시장이 이틀 연속 보고회 형식의 강행군에 나선 건 글로벌허브도시와 해양수도 관련 이슈를 사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유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해사법원은 부산과 인천에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영남·호남·제주권의 해사 관련 민사와 형사, 국제상사사건을 관할하게 된다. 해사법원은 개원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2028년 초 정식 업무를 시작한다.
해사법원을 유치하기 위해 부산에서는 2024년 6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과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개별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두 의원의 법안 등을 병합심사해 최종적으로 위원장안으로 통합처리했다.
이후 부산에서는 정계와 법조계 등에서 독자적인 해사법원 설립을 촉구했지만, 결국 인천과 분산 설치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민주당과 전 의원은 지방선거 전까지 해수부와 해사법원 유치에 이어 HMM 이전까지 해양수도와 관련된 이슈를 순차적으로 밀어붙일 참이다.
실제로 HMM에서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부산 이전을 위한 포석을 두는 중이다. 필연적으로 육상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겠지만, 여권은 대주주라는 위치를 활용해 전 의원을 위한 ‘화끈한 지원 사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이 재차 시민 보고회를 열며 세몰이 나서는 것도 해양수도 이슈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전 의원이 공로를 독식하게 두지 않겠다는 ‘맞불’ 성격이 짙다.
전 의원은 전 의원대로 앞서 진행된 부산변호사회 특강에서 논란에 휩쓸린 상태다. 앞서 변호사회 단체대화방에 전 의원의 특강을 알리는 공지가 뜨자 일부 변호사들이 이에 항의하며 불씨가 튀었다. ‘한 사람에게 해사법원 유치의 공을 돌리는게 맞느냐’는 반발부터 ‘변호사회가 정치색을 띄면 안 된다’라는 항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변호사는 대화방을 나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변호사회 소속 한 변호사는 “정치 개입 논란이 커지면서 변회가 긴급이사회까지 열고 이를 논의한 것도 맞다”라면서 “일단 곽 의원에게도 동일한 포맷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논란을 급히 수습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부산변호사회는 다음 달 10일 곽 의원실과 동일한 행사를 마련하고 변호사들의 참가 희망을 받는 중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홍보도 좋지만 부산이 실질적인 해양수도가 될 수 있도록 관련 공공기관 이전 등 후속 조치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