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형준 ‘삭발 투쟁’ 지방선거 쟁점 떠오른 글로벌허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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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의원도 지도부와 담판 나서
공감대는 형성… 성과 다툴 일 아냐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글로벌법)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3일 국회 앞에서 삭발까지 감행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법은 부산을 국제 물류·금융 중심의 자유 비즈니스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부산을 싱가포르나 상하이, 두바이와 같은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2024년 5월 발의 이후 2년 가까이 심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박 시장은 여당을 향해 “국가와 부산의 미래가 달린 법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역단체장의 삭발이라는 극단적 선택은 사안의 절박성을 드러낸다.

이와 맞물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곧바로 SNS를 통해 24일 원내 지도부와 만나 법안 처리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과 박 시장은 6·3 지선을 앞두고 여야 부산시장 유력 후보들이다. 전 의원은 오늘 국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 윤건영 간사 등과 공개 면담을 갖고 글로벌법 상정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마침 같은 날 행안위 법안 1소위원회에서는 해당 법안의 상정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박 시장의 삭발 투쟁과 전 의원의 담판 시도가 맞물리며 글로벌법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력과 책임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부상한 셈이다.

글로벌법은 2024년 5월 부산 지역 국회의원 18명 전원이 공동으로 참여해 여야 협치 1호 법안으로 발의된 바 있다. 그렇기에 현재 이 법안은 정부와 정치권 사이에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법안은 발의 과정에서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사전 협의를 거쳐 마련됐고, 정부 역시 남부권 혁신거점 구축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필요성을 인정해 왔다. 국회 검토보고서에서도 신속한 입법 필요성이 언급된 바 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글로벌법은 특정 정당의 정책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과제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법안이 장기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지역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박 시장은 ‘민주당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전 의원은 당 지도부와의 공개 면담을 통해 법안 처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법은 더 이상 정치적 공방 속에 머물 사안이 아니다. 여야가 성과를 다투는 사이, 법안 처리가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이제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국회의 결단이다. 과거 부산에서는 글로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에 약 160만 명이 참여하며 지역의 기대와 요구가 분명히 표출된 바 있다. 수년간 축적된 논의와 시민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정치권 전체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산의 미래를 둘러싼 선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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