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듣고 스티커로 찬반…SMR 유치 추진 기장군, 여론 수렴 방식 논란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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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동의안 심의·의결 앞두고
추진 전제로 사실상 홍보 과정
원전 영향 인접 지역 협의 생략
군 “필수 아니고 긍정 여론 높아”

소형 모듈식 원전(SMR) 유치 동의안이 군의회에 상정된 기장군에서 주민 여론 수렴 방식을 두고 논란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기장군의 SMR(소형모듈형원전) 유치 계획 중단 등을 촉구하며 기장군청으로 행진하는 부산시민대회 참가자들. 정종회 기자 jjh@ 소형 모듈식 원전(SMR) 유치 동의안이 군의회에 상정된 기장군에서 주민 여론 수렴 방식을 두고 논란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기장군의 SMR(소형모듈형원전) 유치 계획 중단 등을 촉구하며 기장군청으로 행진하는 부산시민대회 참가자들. 정종회 기자 jjh@

소형 모듈식 원전(SMR) 유치 동의안이 군의회에 상정된 기장군에서 주민 여론 수렴 방식을 두고 논란이다. 이장단 등 일부에게만 설명이 이뤄지고 인접 지자체와 협의도 배제돼 여론 수렴이 아닌 홍보 절차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기장군청은 ‘기장군 혁신형 SMR 유치 신청’ 동의안을 기장군의회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군의회 동의는 군청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SMR 유치를 신청할 때 필수 조건이다. 군청은 동의안이 통과되면 이달 중 한수원에 SMR 유치를 공식 신청할 계획이다. 동의안 통과 여부는 상임위원회인 경제안전도시위원회(24일) 심의를 거친 뒤 본회의(25일)에서 결정된다.

한수원은 다음 달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신청 부지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토대로 부지를 선정한다. 이 시기에 주민들의 여론을 조사하는 수용성 평가도 진행된다. 한수원은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후보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의회 동의를 앞두고 지자체가 주민 여론 수렴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청회 등 공식적 자리가 없어 대다수 주민이 배제되고, 설명도 일방적이어서 여론 수렴이 아닌 유치 홍보 절차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기장군청은 원전 영향권에 드는 인접 지자체와 협의할 계획도 없다.

군청은 지난달 말 유치 추진을 공식화한 뒤 지역 내 5개 읍면 이장단과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각종 회의를 할 때 SMR 유치에 관해 설명한 뒤 설문지를 받고 있다. SMR 유치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다. 설명은 신청 추진을 전제로 이뤄져 SMR 유치의 필요성, 경제적 기대 효과 등 긍정적인 내용 위주다. 군청은 반대 의견도 청취한다고 밝혔는데, 읍면 민원실에 설치된 찬반 패널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23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청의 동의안 제출과 여론 수렴 절차를 규탄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측은 “기장군청은 형식적인 간담회만 진행하며 유치를 강행하고 있다”며 “부산 시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지만 인근 지자체와 협의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24~25일에도 군청, 군의회 앞에서 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항의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기장군청은 주민들의 SMR 유치 여론이 이미 높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장군청 원전정책과 관계자는 “동의안 통과 이전 여론 수렴, 타 지자체와의 협의는 법적 필수 조건이 아니다”라며 “동의안 통과와 SMR 유치 신청 이후 주민 수용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홍보하는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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