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돋네요” 창원시 경로당 스마트화에 ‘웃음꽃’
5년 사이 65세 이상 27% 급증
노령층 맞춤 복지 스마트경로당
헬스케어·실시간 소통 프로그램
2027년까지 총 250곳으로 확대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중앙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노래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춤을 추고 있다. 강대한 기자
“모니터 하나 바뀌는 게 뭐 대수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다른 삶을 사는 기분이라니까.”
봄 햇볕이 쨍하니 내리쬔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중앙경로당’.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 입구에서부터 생기 가득한 웃음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경로당에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 30여 명이 둘러앉아 정면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표정에 미소가 한가득이다.
어디선가 “산호중앙, 좋습니다”하는 소리가 들리자 다 같이 함성을 외치며 박수갈채다. 화면 속 마이크를 쥔 노래 강사가 호응을 유도했다. 분할된 화면 속 다른 경로당에서도 분위기에 질세라 누군가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덩달아 산호중앙경로당도 춤판이 벌어졌다.
강사와 어르신들이 화면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웃음꽃이 피더니, 이따금 절절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화면에선 가사와 함께 강사의 노래가 시작됐다. 어르신들 다시 애환 서린 표정으로 ‘떼창’을 하고 눈시울을 붉힌다. 경로당 내 10평 남짓한 작은 방은 콘서트장으로 변해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를 뒤로 거실 한쪽에선 웬 어르신이 가만히 앉아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 중이다. 의료기기에서 나오는 설명에 따라 얼굴인식을 한 뒤 손가락을 끼워 넣더니 “괜찮네”라며 일어선다. 등록만 하면 이 기계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혹여 문제가 있으면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 설명도 해준다며 똑똑해진 경로당을 한껏 자랑한다.
산호중앙경로당 총무 도현옥(74) 씨는 “매주 2회 진행되는 프로그램 덕분에 다들 흥겨워한다. 늘그막 되찾은 활기에 다들 에너지 넘친다”면서 “모두 같이 참여하는 형태에 우리끼리도 더 가까워지고 추억도 함께 쌓아 대화를 이어간다. 다들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중앙경로당 내 한 어르신이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얼굴인식을 진행 중이다. 강대한 기자
창원시가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겨냥해 도입한 ‘스마트경로당’이 호평 일색이다. 과거 특별히 유용한 시설 없이 단순 인사치레 장소로 치부되던 경로당이 이제는 심신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 받고 노년기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9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 새 65세 이상 시민이 약 4만 5000명, 27.9% 늘어났다. 연도별(12월 기준)로는 △2021년 16만 521명 △2022년 17만 273명 △2023년 18만 319명 △2024년 19만 2030명 △2025년 20만 5456명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5.5%에서 20.7%까지 뛰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풍토에 창원시는 다양한 노인 맞춤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복지 확대를 목표로 지난해 말 구축한 ‘스마트경로당’이 이번 달부터 본격 운영되면서 관심도가 높다. 스마트경로당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장비를 통해 헬스케어와 양방향 화상 교육 서비스 제공 등을 골자로 한다.
헬스케어는 혈압·혈당·체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경로당에 들여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측정·축적하는 플랫폼과 연계해 향후 진료·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설비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도우미도 매주 경로당을 방문한다.
또 경로당마다 대형 모니터를 갖춰 화상회의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노래교실과 건강 체조 등 다양한 여가·건강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 스튜디오에서 강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참여한다.
경남 창원시가 운영하는 스마트경로당 사업의 스튜디오의 16분할 화면. 창원시 제공
창원시는 먼저 마산권에 40곳의 스마트경로당을 짓고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했으며 참여자들은 주기적인 건강관리와 즐길 거리 확대 등에서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2027년까지 총 25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스마트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일상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이어주는 어르신 복지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창원시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