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 가덕신공항 수의계약 미적대는 이유가 뭔가
사실상 결정하고도 공식 발표 하세월
빠른 개항 열망하는 부울경 무시하나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 건설 공사는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다. 부산, 울산, 경남의 숙원이자 국가 물류 체계 도약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국책 사업이다. 하지만 동남권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은 지난해 당초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이나 늦춰졌다. 과거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중단 등이 표면적 이유로 꼽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국토교통부의 안일한 태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체결을 사실상 결정하고도 절차를 빨리 진행하지 않고 있다. 행정 지연 때문에 중대한 국책 사업 일정이 계속 늦춰지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지난 6일 가덕신공항 2차 입찰에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해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이에 대한 공식 발표를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현재 동남권 주민들은 정부가 조금이라도 더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 개항 일정을 최대한 당겨줄 것을 연이어 촉구하고 있다. 반면 국토부의 일 처리는 지나치다고 할 만큼 늦다. 이미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 과정에서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그런데도 모든 방안을 동원해 개항을 앞당기기는커녕 이번에도 느긋한 모양새다. 이것은 지역 민심을 모르는척하는 것을 넘어 무시하고 조롱하는 처사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국토부 홍지선 2차관은 지난 20일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35년 개항은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작 사업 진행을 위해 가장 다급한 수의계약 발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국토부의 행정 지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가덕신공항 공사기간과 재입찰 결정 과정에서도 장관 보고 일정을 잡지 못해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 더욱이 과거부터 거듭된 행정 지연이 지금 또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달라는 부울경 주민들의 요구는 단지 인천공항 접근 불편성이나 김해공항 이용 어려움 때문이 아니다. 가덕신공항 개항이 늦어질수록 공항 경쟁력과 당초 기대 효과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수산부 이전 등으로 해양강국을 견인할 글로벌 해양도시 도약을 추진 중인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와 연결된 하늘길도 최대한 빨리 구축해야 한다. 국토부는 행정 지연으로 고통받는 부울경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내부적으로 논의돼 사실상 결정된 수의계약을 더 이상 미적댈 이유는 전혀 없다. 국토부의 속도감 있는 행정 추진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