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부, 해양수산 산하기관 이전 속도전 마땅한 일
해양산업 클러스터 완성 마중물 전망
노조 대승적 협의 등 후속 조치 기대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을 진정한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거듭나게 하려는 후속작업이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산하기관에도 다음 달까지 부산 이전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등 해운 대기업들의 잇따른 본사 부산 이전 계획 발표와 궤를 함께하는 속도전 양상이다. 해수부의 지시에 따라 해당 기관들의 부산 이전 계획이 구체화하면 정부가 그리고 있는 해양수도 부산의 밑그림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 정책 결정과 연구·개발, 현장 산업 등이 하나로 연결됨으로써 발생하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는 그 토대가 될 것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수부는 설 직전인 지난 12일 산하 6개 기관 부서장을 소집해 3월 중으로 부산 이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중 이전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6개 기관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조사협회, 한국항로표지기술원 등이다. 해수부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연말까지 구체적인 이전 로드맵을 보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로 읽힌다. 전재수 전 장관이 해당 기관 노조 면담에서 “로드맵 발표 전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던 점으로 미뤄 로드맵이 나오면 발표 전 본격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도 보인다.
해수부 산하기관 부산 이전은 대선 공약에 따른 해수부 부산 이전의 후속 조치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초월한다. 해양수산 정책이 해운·항만·수산·환경 등 현장 이슈와 직결되기 때문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는 게 타당하다면 이와 관련한 연구와 현장 기능의 부산 이전도 타당한 일이다. 해수부 산하기관이 수도권과 세종에 흩어져 있는 공간적 불일치가 조속히 해결돼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해수부의 조치를 전임 장관의 지방선거 지원 카드로만 바라보는 것은 협량한 정치적 해석이라 할 것이다. 졸속 이전 우려 등을 제기하는 해당 기관 노조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해수부와 적극 협의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부산이 진정한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위한 해양수도가 되기 위해서는 해수부와 산하기관, 해양기업 등의 부산 이전이 일찌감치 이뤄졌어야 했다. 북극항로를 필두로 급변하는 해운환경과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선 더욱 그렇다. 이번 해수부의 산하기관 부산 이전 속도전은 그런 의미에서 늦게나마 환영받아 마땅하다. HMM 등 해양 대기업의 이전과 함께 부산 영도의 해양산업 클러스터 완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번 조치는 해운·조선·해양플랜트 등에 대한 해수부 기능 강화의 마중물로도 기대를 모은다. 이전 대상지 부산은 수용 태세와 장기적 법·제도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