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방선거 체제’ 돌입했지만…당 내홍에 출발부터 ‘삐걱’
‘절윤 거부’·장동혁에 내부 비판 쏟아져
쇄신안 첫 단추 당명 개정부터 난항
공관위 출범에도 후보들 존재감 미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와 ‘윤어게인’과의 연대 가능성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당내 이견이 이어지면서 선거 준비 상황보다는 내부 공방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개혁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24일 오전 조찬 모임을 열고 6·3 지방선거를 이른바 ‘윤어게인’ 노선으로 치를 수 있을지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의총 개최를 지도부에 요청한다”며 “의총을 통해서 윤어게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확실히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대안과미래도 그 결론에 전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 대표가 어제 의총에서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 기자회견의 맥락을 잡게 된 배경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를 사례로 들며 거기에 따라 메시지를 냈다는 설명이 있었다”며 “오늘 몇몇 의원이 여론조사 로(low)데이터를 분석했고, (장 대표의 주장이) 상당히 왜곡됐고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해석한 부분이 있다는 게 명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을 의총에서 치열하게 해석하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며 의총 이후 비밀투표로 최종 노선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지도부는 당장 결론을 내기보다는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되는 3월 3일 이후 당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의원총회를 다시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일단 시간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장 대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채널A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께선 절연에 대한 논쟁보다 어려운 민생과 삶을 해결하기 위한 답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머무르는 건 민주당이 파놓은 프레임”이라며 “그쪽으로 전환해서 그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직후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라고 했던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지도부가 노선 정리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노선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장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당의 방향 설정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점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당 쇄신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 대표가 공언한 쇄신안 가운데 당명 개정은 상징적 조치로 기대를 모았지만, 개정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면서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지도부는 당명 개정 이후 추가 쇄신안을 발표해 변화를 부각하고 중도층 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당 노선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첫 단추인 당명 개정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다른 혁신안 역시 힘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한편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와 당 인재영입위원회 등이 출범해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들어갔지만, 관심은 후보 경쟁력보다 당 내부 갈등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 사이에서는 중앙당 차원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선거 국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