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 합당 결국 무산…‘선거 연대’로 선회
정청래·조국 ‘합당 중단’ 후 ‘지방선거 연대’ 동의
강득구 “지선 이후 합당, 대통령 뜻” 글 올렸다 삭제
내홍 여파·‘당무 개입’ 논란 여전…갈등 봉합 급선무
조국혁신당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했다. 합당 문제를 두고 불거진 민주당의 내홍은 정청래 대표의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 선언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에 관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넥타이를 고쳐 매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연합뉴스
‘지방선거 전 합당’이 무산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 연대’로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양당의 선거 연대가 성사된다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판을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민주당은 합당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내홍과 청와대 ‘당무개입’ 논란 등 갈등 봉합이 우선이라 선거연대 성립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통합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다”며 “이번 주 안으로 당무위원회를 열어 해당 결정을 추인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 연대가 맞는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범여권 연대를 토대로 지방선거 모드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날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 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 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대 추진 과정에 앞서 민주당은 합당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합당 반대파들의 공개적인 반발에 이어 강득구 최고위원의 SNS 게시글을 계기로 논란은 당청 갈등으로 번져나가는 모양새다.
전날 강 최고위원은 SNS에 “홍익표 정무수석이 전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이라며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이후 전방위로 확산된 해당 게시글을 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사전에 이재명 대통령과 논의된 내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와대 ‘당무개입’ 논란부터 청와대와 당 지도부 간 엇박자 논란이 터져 나왔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이날 조 대표의 합당 관련 입장 표명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갈등이 남아있다는 관측도 많다”며 “민주당이 당내 갈등에 매여있기 보다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이 앞장서 나가는 데 조국혁신당이 우당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길을 잡아줘야 한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이 합당 논의 과정에서 깊어진 당내 갈등의 골을 봉합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조국혁신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연대 지역과 범위를 구체화하면서 ‘지분 나누기’ 논쟁이 격화될 경우 연대가 최종 불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 대표가 연대와 통합이라는 말을 골라 쓴 이유는 ‘선거 연대’로 말하기는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