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DB그룹 총수 김준기 회장 검찰 고발…계열사 자료 허위 제출 혐의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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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15개사 누락해
“총수일가 지배력 유지와 사익에 활용”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전경. 부산일보 DB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전경. 부산일보 DB

DB그룹 총수(동일인)인 김준기(82) 창업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다.

공정위는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그 산하회사 15개사를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산하회사 15개사는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코메랜드(구 삼동랜드), 상록철강, 평창시티버스, 강원흥업,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등이다.


이 재단 및 재단회사들의 경우 지난 1999년 11월 DB그룹으로부터 계열사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DB 측은 최소 2010년부터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을 활용한 것으로 보여지고 2016년부터는 이들 재단회사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DB의 지배구조상 총수의 지배력 유지 핵심계열사는 디비아이엔씨와 디비하이텍이다. ‘디비아이엔씨’의 경우, 총수일가가 이 회사의 지분 43.7%를 소유하고 있으며 총수는 이 회사를 통해 제조서비스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디비하이텍’의 경우 DB 소속 비금융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지만, 내부지분율(동일인측 지분율)이 23.9% 정도로 낮고 2023년에는 경영권 공격을 받은 적도 있어 총수 측은 디비하이텍의 내부지분율 유지에 민감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재단회사에게 위험부담을 지게 하고 이익은 총수일가가 얻게 함으로써 그 자금으로 DB 지배구조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여기서 DB측은 재단회사가 외견상 계열사가 아니므로 부당지원 등 법적 규제에서 자유롭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재단회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독립적인 회사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고, 일련의 정황을 통해 DB 그룹 총수의 지배력이 실질적으로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2016년에는 ‘재단 협력회사 운영담당(회장)’ 직위를 신설해 그 자리에 오랜 기간 DB 측 임원을 역임하면서 약 26년간 디비김준기문화재단의 감사인 사람을 해당 직위에 앉혀 공식적으로 재단회사들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어서 해당 업무를 맡은 사람들도 역시 총수의 최측근들이었다.



김 창업회장은 2021년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해지자 재단회사 중 하나인 빌텍으로부터 220억원을 빌렸다. 그는 대여받은 돈을 중도 상환했다가 취소했다가 하기도 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내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재단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됐고 총수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한 사례까지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실제로는 동일인의 지배 하에 두면서도 지배력 유지 및 사익에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은폐해 온 다수의 ‘위장계열사’ 그룹군의 실체를 결국 밝혀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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