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후 처리 향한 첫걸음” vs “비용 줄이려는 의지 계속 반영”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용후핵연료 부담금 인상 의미

1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라
처리 위한 자금 확보 용이해져
물가 고려시 미흡하다 비판도

원전 내 임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정부는 13년 만에 경수로형 사용후핵연료 관리부담금을 두 배 가까이 인상한다. 부산일보DB 원전 내 임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정부는 13년 만에 경수로형 사용후핵연료 관리부담금을 두 배 가까이 인상한다. 부산일보DB

13년 만의 사용후핵연료 관리부담금(이하 부담금) 인상이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원전 사후 처리 비용의 현실화를 향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원전의 숨은 비용 중 일부만 겨우 드러났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원전 사후 처리 비용은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폐기물에 의한 오염 예방, 원전 해체 등을 위해 한수원이 적립하는 비용이다. 특히 처리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경수로형 사용후핵연료 부담금이다. 월성 원전을 제외한 국내 모든 원전은 경수로형이다.

사용후핵연료 부담금이 현실화 되지 않으면, 고준위 방폐물·중간 저장 시설 등을 적기에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올해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포화도는 95%에 육박할 전망이다.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을 원전 내 임시 보관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포화 직전이 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 부담금이 3억 1981만 원에서 6억 1552만 원까지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임시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옮겨 처리하기 위한 자금 확보가 용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 업계와 산업계는 사후 처리 비용 인상에 따른 부담이 상당하다. 한수원은 연간 3000억 원 가량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연 8000억 원 안팎의 사후 처리 비용이 1조 1000억 원으로 커지는 것이다. 원전 발전원가도 kWh 당 2~3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전 발전원가는 60~70원/kWh 정도인데, 이번 조처로 3~5% 정도 지금보다 오를 수 있다. 전기 소모가 많은 산업 시설엔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론 다른 발전원과의 경쟁력 격차가 줄고, SMR을 비롯한 신규 원전 사업성(LCOE)에도 재계산이 필요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 부담금은 장기간 동결된 만큼, 대부분 부담이 커져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한다”며 “미루면 결국 더 큰 부담이 된다.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비용을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비용 현실화는 미완이라는 게 시민사회의 시각이다. 2013년 이후 사용후핵연료 경수로형 부담금은 줄곧 동결된 만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큰 폭의 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당국이 원전 발전 비용 인상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여전히 충분한 비용 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2023년 정부는 경수로형 부담금을 6억 6315만 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산정 결과를 도출하고도 사실상 덮기도 했다. 객관적인 비용 산정과는 무관하게 외부 요인이 비용 문제에 개입된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산정 결과는 지난해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돼, 비용 현실화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후부는 2023년 산정 결과보다 새로 고시되는 부담금이 줄어든 것에 대해 신규 원전들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 다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개별 단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경숙 탈핵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임의로 10여 년 동안 부담금을 동결하고 산정 결과를 묻기도 했다. 원전 비용을 줄이려는 외부의지가 계속 반영되는 것으로 본다”며 “원전의 숨은 비용 중에서 발톱 정도가 이번에 드러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