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위해선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에 자원 집중해야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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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수도권 집중 원인’ 보고서

지방 제조업 도시 생산성 하락
수도권으로 인구 유출 급상승
비수도권 격차 확대 용인 필요
2차 공공기관용 신도시 부적절

김선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기자실에서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 제공 김선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기자실에서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 제공

국가균형발전의 목표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완화라면, 비수도권 내의 격차 확대는 일정 정도 용인해야 하며 소수도시에 자원을 집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특히 권역별 거점도시 생산성을 높였을 경우, 가장 인구 유입이 많은 부산을 비롯해 대구 대전 광주 울산에 역량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차 공공기관 이전 시에도 신도시 조성보다는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지방 생산성 격차 크게 확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수도권 도시들의 생산성 평균은 101.4%로 비수도권(98.7%)을 약간 앞선 정도였다. 그러나 2019년에는 수도권 생산성이 121.7%로, 비수도권(110.6%)을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생산성 격차는 15년 새 11.1%포인트로 확대됐다. 여기서 생산성이란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이 같은 생산성 차이로 인해 수도권 인구비중은 2005년 47.4%에서 2019년 49.8%로 확대됐다.

생산성이 인구 유입에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거제 통영 양산 구미 등 지방 제조업 도시들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만약 2010~2019년 기간에 생산성 감소를 겪은 지방 제조업 도시들의 경우, 이들 도시의 생산성이 2010년 수준으로만 유지된다 해도 수도권 인구 비중은 현실보다 낮은 47.2%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12개 제조업 도시에는 200만 명의 인구가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종시의 경우,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재정 투입을 했으나 생산성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아 인구 유입 흐름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KDI는 “세종시 사례처럼, 지금은 재정투자를 통해 전국 7개 거점도시 모두에서 생산성 초과 상승을 촉발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거점도시를 육성할 경우, 대상 지역을 선별해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 자원 집중해야

거점도시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세종 원주 등 7곳이다. 설계 모형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수도권 인구 비중을 46%로 낮추기 위해서는 7개 거점도시에 평균 8.2%의 생산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이럴 경우, 부산에는 80여만 명, 대구는 60여만 명, 대전과 광주는 40여만 명, 울산은 20여만 명의 인구가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현재 여건상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비수도권 내 격차 확대는 일정 정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고 집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수도권 집중 완화가 국가 공간 정책의 가장 큰 목적이라면 비수도권을 선제적으로 대도시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다”고 강조하며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신도시를 조성하기보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비수도권 대도시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DI는 “균형발전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인프라 공급을 넘어 지역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이 개발돼야 한다”며 “기존의 빈 땅이나 낙후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식은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들어 생산성 제고에 대한 투자는 부족해진다. 지속적 인구 유입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KDI는 혁신도시와 세종시가 건설되기 전인 2005년 이후 2019년까지 혁신도시 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16.4%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한 기간 판교테크노밸리가 있는 성남시의 생산성 증가율은 117.9%에 달해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방의 우수한 청년들을 대거 흡수하면서 수도권 집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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