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핵심 트램 건설비용, 수혜자가 분담해 충당 가능”
북항 재개발 활성화 정책토론회
“트램 수혜 기업 비용 분담 의사”
“부산시·BPA 협업 행정 구축해
1단계 미분양 속도감 있게 해결”
해수부 참여 협의기구 제안도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미래 전략 정책 토론회’가 20일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부산일보·부산 동구청·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북항미래포럼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정대현 기자 jhyun@
북항 재개발 부지의 핵심 시설인 노면전차(트램)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이익을 누리는 수혜자가 비용의 일부를 책임지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북항 1단계 재개발 부지와 원도심을 잇는 트램은 시민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아직 미매각 상태인 부지의 투자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제안은 20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북항 재개발 활성화와 해양수도 부산’ 정책토론회에서 나왔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1.9km의 트램은 현재 부산시에서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절차를 이행 중이다. 앞서 부산시와 해수부는 관련법 적용을 두고 이견을 보여 왔다. 어떤 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예산 부담 주체가 달라진다. 이날은 정성기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남광우 경성대 교수,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유경 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장,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 등이 참석했다.
■수익자 부담으로 예산 마련 가능
발제자로 나선 정성기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 원장은 도시철도법을 적용하면, 건설 비용을 일부 혹은 전부를 수익자가 부담할 수 있어 재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지가 상승 등 수혜를 입는 수익자 재원으로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다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정 원장은 “최근 트램 건설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기업으로부터 410억 원 규모의 사업비 분담 의사를 확인했다”며 “부산시가 이 부분을 적극 활용,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와 해수부는 트램 사업에 적용할 법을 두고 계속 이견을 보여왔다. 부산시는 북항 1,2단계 재개발 사업의 연속성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항만재개발사업 지침을 적용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수부는 트램이 도시철도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도시철도법을 적용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맞서고 있다. 도시철도법에 따르면 해수부와 지자체가, 항만재개발사업 지침에 따르면 해수부와 사업 시행자인 부산항만공사(BPA)가 예산을 분담해야 한다.
■부산시·BPA, 1단계 사업 함께 참여
랜드마크를 포함해 57%가량의 부지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북항 1단계 재개발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부산시와 BPA가 함께 참여하는 행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지 매각과 건축 허가가 각각 BPA와 부산시로 이원화돼 있어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 원장은 “토지 매각 단계부터 건축 허가, 준공 단계까지 부산시와 BPA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업형 행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1단계 사업의 매각 대상 부지는 총 31만㎡로 이 중 18만㎡(57%)가 아직 분양되지 않았다. 특히 1단계 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랜드마크 부지(11만 3286㎡)는 사업자도 정하지 못한 채 나대지로 남아 있다.
토지 매각 규제를 완화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공공성과 사업성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정 원장은 현재 랜드마크 부지를 포함한 미분양 부지의 건폐율, 용적률 등이 공공성 강화에 맞춰져 있어 사업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특히, 1단계 핵심 부지로 꼽히는 랜드마크의 경우 오피스텔 비율이 15%에 불과해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기준을 완화하되, 공공기여 전제로 매각을 진행한다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민간 투자자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항 협의기구, 플랫폼 구성하자
이날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도 북항재개발 협의기구나 플랫폼 구성 제안을 내놨다. 남광우 경성대 교수는 "매각 규제를 완화해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투자 규제들까지 완화해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완화에 대한 부분을 제대로 설계하지 않으면 급하게 수익형 개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부산시, BPA뿐만 아니라 해수부, 시민 모두 참여하는 '북항재개발 협의기구'를 구성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도 "북항 재개발 정보를 이해 주체들과 함께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