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꽃길만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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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1964~)

꽃길만 걸으라는

편지를 받았어요

비단길만 걸어요

꽃 글씨를 받았어요

어찌 나 혼자

꽃잎 살결과 비단 날개에

발자국을 찍을 수 있겠어요

당신이 올 때까지

꽃길과 비단길은 피하며 걷겠다고

길바닥에 박힌 돌부리를 캐내고 있겠다고

편지를 써요

비단을 수놓던 바늘쌈으로

누군가의 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파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답장을 썼다가 지워요

그러다가 결국

당신 편지를 베껴 써요

당신도 꽃길만 걸어요

당신도 비단길만 걸어요

시집 〈그럴 때가 있다〉 (2022) 중에서

덕담은 단순한 격려의 말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주고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살면서 꽃길만 비단길만 걸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힘든 길 말고 좋은 길 함께 걷자,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피하고 싶은 삶의 고통 혹은 불행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잃지 않는 태도로 살다 보면, 힘겨움도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줄 아는 힘이 생긴다는 것. 그래서 우린 서로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응원과 축복을 전합니다. 상생의 연대를 이룰 수 있는 이타(利他), 좋은 말은 좋은 일을 이끈다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신정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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