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주도 행정통합 이슈화, 부울경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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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극 깨는 다극화 선도 역할 당연
행정·분권 미흡 정부안 시정 요구 주도를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20조 원 지원책을 발표하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광주·전남이 통합 시점을 앞당기며 속도를 내고 있고, 대구·경북도 논의가 재점화됐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19일 행정통합 실무협의체 첫 회의를 하고 지자체 입장문과 대정부 건의문 작성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안은 바람직한 분권형이라 보기 어렵다는 점과 주민투표 등 향후 로드맵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으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맨 먼저 맞섰던 동남권이 작금의 통합 국면에서 선두 주자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후발 주자로 비쳐져서는 안 되고, 분권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재정 인센티브를 중심으로 한 정부 방식은 수도권 일극을 극복하는 자치분권과는 거리가 있다. 행정과 재정 분권이 동반되지 않으면 그저 행정 구역을 합쳐 놓는 것에 그친다. 또 정부가 새 광역권에 적용하는 분권 정책은 표준이 되기 때문에 각 지역의 각개약진에 따라 유불리가 갈려서도 안 된다. 예컨대 정부안에 포함되지 못한 국세·지방세 비율 개편의 경우 어느 한 곳만 적용될 수 없다. 통합을 추진 중인 4개 권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먼저 통합의 깃발을 들었던 부울경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수도권 1극에 필적하는 4극이 탄생할 방안을 공동 마련해서 정부를 설득하는 동시에 압박하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행정통합은 서두른다고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골든 타임은 있다. 정부 정책과 여론의 성숙, 주민투표 절차 등의 조건도 맞아야 한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주민투표라는 동의 절차를 강조했다. 미흡하지만 정부가 통합에 힘을 실은 마당에 부산시와 경남도는 책임 있는 선택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6·3 지방선거 전에 주민투표에 부치지 못하면 2028년 총선, 2030년 지방선거로 넘어간다. 지방 소멸의 시급성을 고려한다면 2030년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2028년 총선에 맞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올해 선출되는 단체장이 임기 2년 단축을 수용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지금 중요한 건 의지다.

초광역 통합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강력한 법제화,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 그리고 지역 정치권의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상당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4극 체제를 창출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정부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수다. 정부 주도의 하향식이 아니라 지방이 요구하는 상향식으로 동력을 모아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부울경이 구심력을 발휘해야 한다. 해양수도 도약의 비전으로 해양수산부가 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부산은 수도권 일극에 대항하는 축이기 때문이다. 행정통합 흐름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가 구조의 판도가 달라진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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