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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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안에서 다르게 키우기/하정화

한국에서 자녀를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양육 비용이 3억 6500만 원이라는 통계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비용이며 학생의 80%가 사교육에 참여한다고 조사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부모는 자연스럽게 남과 비교해 내 자식에게 풍족하게 해 주지 못해 늘 미안하고 불안하다. 책의 저자는 “남들만큼 못 해 줄 거면 아이를 낳는 일조차 미안해해야 하는 시선에 반기를 들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라고 말한다.

돈으로 사는 화려한 경험 대신 물질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가치를 아이에게 선물하자 싶었다. 공공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산과 공원, 물놀이터, 계곡이 훌륭한 교실이 되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라면 무작정 떠났고, 덕분에 저자의 두 아이는 잘 노는 아이로 자랐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창조했고 그 과정에서 체력이 길러졌다. 놀이터에서 만난 형, 누나에게 스포츠 기술을 배웠고, 친구들과 부딪히며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배웠다. 조금 부족한 환경이 아이에게 결핍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걸 확인했다. 먼 곳으로 여행 대신 동네 구석구석 탐험하며 살고 있는 곳에서 매일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

세상 모든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만 주고 싶다. 저자 역시 학원이나 외국 여행을 간다는 주변 이야기를 들을 때 ‘외벌이를 선택한 것이 아이의 기회를 박탈한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함이 고개를 든다. 남들만큼 해 줄 능력이 없어 이 길을 택한 거냐고 자문하기도 했다.

책은 불안한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이자 지금 이대로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응원이다. 풍족하지 않지만, 아이들 일상을 반짝이게 해 주는 것이 참 많다. 하정화 지음/해피북미디어/232쪽/2만 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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