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공방 가열… 中 훈련통지 음성 공개에 日 재반박
중국, 日에 전한 통지 내용 공개
일본 비행기 레이더 감지도 주장
고이즈미 “레이더 사용 안해”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대상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중일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양측이 당시 중국 훈련의 사전 통지 여부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일본이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당시 중국군 훈련의 사전 통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음성 기록으로 반박하고, 이에 일본이 다시 반론을 펼치면서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중국중앙TV(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9일 게시물에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이 미야코(宮古) 해협 동부 해역에서 원양 훈련을 하면서 일본 측과 연락했다며 음성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게시물을 보면 ‘중국 해군 101함’은 6일 오후 2시 10분(중국 시간) 일본 해상자위대 116함을 향해 중국어·영어로 “우리 편대는 계획에 따라 함재기 비행 훈련을 조직했다”고 무전하고, 이후 일본 116함은 영어로 “당신들의 메시지를 접수했다”고 답한다.
위위안탄톈은 이후 훈련이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 훈련 부대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군 전투기가 타원형 궤적으로 비행하고 자위대 전투기는 그와 떨어진 채로 ‘브이’(V)자 궤적으로 비행했다는 그래픽 자료도 추가했다. 여기에는 양국 전투기가 가장 근접했을 때 거리가 50㎞에 못 미칠 정도였으며 세계 각국 주력 전투기 레이더의 대공 탐지 거리가 모두 50㎞를 넘는다는 설명도 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 훈련 구역에 진입하면서 자동으로 우리 레이더 수색 범위에 들어왔고, 레이더 수색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인사에 따르면 우리측 비행기 역시 일본 비행기 레이더 신호를 똑같이 감지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중국은 시종 이성과 절제력을 유지하면서 해·공역 안전을 수호하는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측 주장을 재반박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전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 측이 연락해 왔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랴오닝함 함재기가 어떤 규모로 어느 공역에서 훈련했는지에 관한 구체적 정보는 자위대에 전해지지 않았다”며 “훈련 시간과 장소의 경도, 위도 등을 알려주는 항공 정보도 없고 선박 등의 항행 정보도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 전투기가 일본 측 레이더를 감지했다는 중국 주장에 대해 “레이더를 사용한 사실은 없다”며 부정했다. 그는 중국군 훈련 장소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위대가 영공 침범 조치에 대응하는 것은 훈련 통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본질은 중국 측이 약 30분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레이더 조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군이 했던 간헐적 레이더 조사는 수색 목적이 아니라 화기 관제(사격 통제) 목적이었다면서 중국을 비난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 32분(중국시간 3시 32분)께 오키나와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군 J-15 함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레이더 조사를 간헐적으로 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37분부터 약 31분간도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J-15 전투기가 영공 침범 대비 조치를 하던 항공자위대의 다른 F-15 전투기에 간헐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