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이 원통에 넣고 흔들’ 아동학대 혐의받는 부산 유치원 당시 CCTV 확인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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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에 아이 넣고 온몸으로 흔드는 모습 찍혀
학부모, 아이 불안 호소하고 외출도 피한다고 전해
유치원 “단순 놀이었다”고 해명

B군 학부모가 말하는 당시 원통에 끼여 목에 생긴 상처. B군 학부모 제공 B군 학부모가 말하는 당시 원통에 끼여 목에 생긴 상처. B군 학부모 제공

부산 강서구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한 유치원의 CCTV에서 사건 당시 교사가 아이를 원통에 넣고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유치원은 당시 상황을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단순 놀이였다고 설명했으나 학부모는 아이에게 책임을 돌리는 2차 가해라고 반박한다. 학부모는 사건 이후 아이가 문밖을 나가는 것도 두려워한다고 호소했다.

4일 <부산일보>가 확인한 강서구 A유치원 내부 CCTV에 따르면 지난 2일 A유치원 교사는 만 6살 아이 B 군을 원통에 넣고 그 위를 매트로 덮었다. CCTV에는 B 군이 갇힌 원통을 교사가 온몸으로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이 촬영됐다. 원통에서 나온 B 군이 뒷걸음질로 교사에게 멀어지는 모습과 가까이 다가온 교사가 B 군 뒷덜미를 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행위는 교사와 B 군이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이뤄졌다.

B 군 학부모는 이같은 행위가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주장한다. 아이가 숨쉬기가 어렵다며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교사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B 군이 원통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목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는 입장이다.

B 군 학부모는 “원통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목이 원통과 바닥 사이에 끼였다”며 “해당 사건 이후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며 밖에도 나가지 않고,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유치원은 단순한 놀이였다고 설명한다. B 군과 교사가 원통을 이용한 집짓기 놀이를 했고 원통 위에 매트는 지붕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B 군이 “이제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 즉시 놀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강서경찰서는 유치원 CCTV 등을 확보한 뒤 사건을 부산경찰청에 이첩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수사에 따라 아동학대 혐의 적용 여부도 결정될 예정이다. 당시 상황에 대한 B 군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해바라기센터의 출장 수사지원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유치원의 대표(설립 이사장)가 전성하 부산시청 미래전략보좌관(3급 상당)인 사실도 밝혀지며 큰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립인 A유치원은 설립 이사장과 원장을 별도로 두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참모가 자신이 설립한 유치원에서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진 만큼 공직자로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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