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국인 관광객 300만 찍고 ‘500만 시대’ 간다
부산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올해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총 301만 9164명… 역대 최다
지난해 대비 23% 증가한 수치
신용카드 지출액도 31.5% 급증
미식·크루즈 등 체험 관광 효과
지역 축제도 관광객 유치 한몫
2028년까지 500만 유치 목표
문화시설 확충·관광 거점 육성
박형준 부산시장이 4일 부산 수영구생활문화센터 옥상에서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지난 9월 ‘월드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 참가한 인플루언서들이 광안리해수욕장 해상에서 야간 요트 관광을 하는 모습(위)과 한복을 입고 범어사 관광을 하면서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부산시 제공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초로 300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시는 인프라와 콘텐츠를 확충하고 초광역권으로 범위를 넓혀 2028년까지 유치 규모를 500만 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부산시는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올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총 301만 9164명으로, 2014년 공식 집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5만 1057명과 비교하면 약 23%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대만 56만 4496명, 중국 48만 3069명, 일본 43만 617명, 미국 20만 9468명, 필리핀 14만 6051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20% 이상 관광객이 늘어난 국가도 8곳(대만, 중국, 베트남, 인도, 필리핀, 러시아, 홍콩, 영국)에 달해 새로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8592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31.5% 급증했다. 17개 시도별 중에서도 전국 평균(19.5%)을 훌쩍 넘어 가장 높은 증가세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수영구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과는 부산이 더 이상 스쳐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도시, 머무르고 즐기며 누리고 싶은 매력적인 목적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미식과 크루즈 관광을 비롯해 부산 특색을 담은 대형 행사와 체험 중심의 관광 콘텐츠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봤다. 대표적으로는 ‘페스티벌 시월’과 ‘세븐브릿지 투어’,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축제와 7개 해수욕장 중심의 해양레저관광,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야간 관광 등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꼽았다.
2028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을 유치하고, 외국인 관광 지출액 연간 1조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새 비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광 인프라와 영역, 콘텐츠를 확장하는 3대 핵심 실행 방안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관광 인프라로 부산오페라하우스와 퐁피두 센터 부산 건립 등 문화시설을 확충하고, 황령산을 부산의 핵심 관광 거점으로 키운다.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으로 마이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로 해양 레저의 랜드마크를 만든다. 김해공항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비짓부산패스’와 외국인 대중교통 결제 체계를 개선해 편의성도 높인다.
영역 확장을 위해서는 부산을 넘어 남부권을 아우르는 초광역 관광권을 구축하고, 유럽과 미주를 대상으로 잠재 수요 발굴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수륙양용투어버스와 해상관광택시를 도입한 사계절 해양관광, 낙동강 국가정원 지정과 금정산 국립공원을 연계한 생태·등산 관광을 확대하고, 세계적인 미식 행사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유치에 도전해 관광 콘텐츠도 확충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외국인 관광객 500만 시대를 위해서는 부산에서 ‘꼭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콘텐츠’를 지금보다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황령산 관광과 이기대 예술공원, 낙동강 생태관광을 예로 들었다. 제도적인 과제로는 교통 인프라의 확대를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협의해 김해국제공항의 이용 편의성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가덕신공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KTX와 SRT를 확충해 부산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루즈 모항 추진과 남해안 관광 벨트 활성화를 위한 관련 특별법 제정도 또 다른 과제다.
박 시장은 “결국에는 ‘재미있는 도시가 승리한다’는 확신으로, 문화·관광 콘텐츠 수준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2028년 5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