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 뜨고 해운대 지고… 인구수 역전 ‘눈앞’
양정·초읍 등 대규모 재개발 영향
2021년 이후 인구 꾸준히 유입
부산진구 지난달 36만 5388명
해운대구는 13년째 가파른 감소
부산진과 격차 7357명으로 줄어
20년 만에 부산 1위 아성 ‘흔들’
서면문화로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20년간 부산 인구 1위를 지켜온 해운대구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재개발로 주거 여건이 개선된 부산진구의 1위 탈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주민등록 기준 부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해운대구(37만 2763명)이다. 부산진구가 36만 5388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해운대구는 2006년 이래 20년 가까이 부산 인구 1위 지자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5년까지 부산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던 부산진구는 2006년 해운대구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줄곧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랫동안 굳어진 부산 인구 1, 2위 순위는 이르면 내년, 20년 만에 다시 바뀌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12월 2022년을 기준으로 발표한 ‘부산시 구군 단위 장래인구추계 결과 보고’에 따르면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인구수는 2027년 각각 35만 686명, 36만 1630명으로 역전된다. 하지만 부산진구는 지난 2월 이미 해당 인구수를 돌파했다. 부산진구청은 내년 중에 부산진구가 해운대구 인구수를 추월한다고 예측한다.
부산진구의 인구 증가는 최근 대규모 재개발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돼 인구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초읍·연지동과 전포동, 양정동 등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는 11개 단지 약 1만 세대에 달한다. 해당 지역은 도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서면·부산시민공원 등과도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다. 부산시민공원 주변을 둘러싸고 약 1만 세대에 달하는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장래 인구 증가 요인도 충분하다.
실제로 부산진구는 2021년 35만 3159명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매년 3000명 꼴로 인구가 늘고 있다. 2021년 이후 지난달까지 부산진구 인구는 1만 2229명(약 3.5%)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운대구 인구는 2만 3675명(약 6.0%) 줄었다. 해운대구 인구는 2012년 42만 8188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13년째 줄어들고 있다.
두 지자체의 인구수 격차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19년 4만 8222명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지난달 7357명까지 좁혀졌다. 향후 인구 전망도 부산진구에 유리하다. 결혼·출산 등 인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청년 인구(18~39세) 비율이 부산진구는 29.1%로 부산에서 가장 높지만, 해운대구는 22.5%로 네 번째로 낮다.
해운대구의 인구 감소는 저출생·고령화 등 국가적인 추세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해운대구청은 이러한 구조적 요인 속에서 반여·반송동 등 일부 지역의 주거 환경 노후와 높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부산 내 신규 주택 공급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지자체 모두 인구 문제를 정책 추진에 우선순위로 두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인구 구조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적정 수준 이상의 인구 유지가 세수 확보, 경제 활력 증대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청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구청 내 인구정책팀을 신설하고, 모든 정책을 인구 관점에서 검토하는 ‘인구정책 전면 연계 체계’를 구축했다. 내년부터 ‘인구정책 기본계획(5개년)’을 수립하고 ‘인구정책위원회’를 신설해 인구 변화에 대응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부산 인구 1위’ 유지를 목표로 삼기보다 지속 가능한 인구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며 “도시재생, 생활 SOC 확충 등이 본격화하면 중장기적으로 감소 폭이 완화되고, 안정적인 인구 기반으로 전환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청은 향후 구 인구가 38만 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부산진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출산·육아 정책을 펼쳐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