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커진 경찰, 부산 ‘수사 부서’ 인기 껑충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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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청 수사경과시험 응시
403명으로 3년 새 2배 이상 ↑
검찰청 폐지로 수사권 강화 기대
권한 확대·업무 안정화 등 이유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에서 수사 경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경찰청 수사경과시험 응시자는 3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형사·지능범죄 등 수사 부서 희망자가 늘어난 까닭인데, 일각에선 검찰 개혁을 통해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는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부산청 수사경과시험 응시자는 403명(196명 선발)으로 2022년 183명(138명 선발)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 응시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엔 134명 선발에 268명이 지원했으며, 지난해에는 158명 선발에 379명이 지원해 경쟁률 2배수를 넘어섰다.

수사경과란 형사 사건이나 지능·사이버 범죄 등을 수사하는 수사 부서 경찰의 징표다. 매년 경정 이하 경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수사경과시험을 통해 경과를 받을 수 있다. 과목은 형법, 형소법, 범죄수사실무 3과목으로 90분에 걸쳐 총 80문항의 시험이 진행된다.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재수’나 ‘삼수’도 가능한 만큼 한 사람이 여러 번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시험을 통해 수사경과를 부여받은 후 수사 부서에 지원하면 해당 부서 소관으로 면접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과하면 수사 부서에서 일하는 게 가능해진다.

한 수사경찰은 “수사 부서에서 일하기 위해 꼭 수사경과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경찰 내부에서 수사경과자를 우선 배치하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며 “수사경과 없이는 수사 부서에 못 간다는 인식이 생기며 젊은 경찰들 사이 일단 ‘따놓고 보자’는 분위기가 생겨 응시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들은 수사를 하고 싶어하는 경찰관들이 늘고 있는 이유를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권한 확대와 업무 안정화 등의 이유로 보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주체가 됐는데, 초기엔 업무 과중으로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수사경과를 해제하는 경찰들까지 있었다. 이후 제도가 안정화되자 범죄 수사를 통해 개인기를 발휘할 수 있는 수사 부서의 인기가 높아졌다. 물론 수사 부서 근무자에게는 수사 수당이 주어지지만, 타 부서와 크게 다른 수준은 아니라 금전적인 요인보다는 업무 선호도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수사권을 잃으면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9월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10월 2일 이후 검찰청이 폐지된다. 경찰은 제한 없이 모든 ‘1차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될 전망이다. 권한이 막강해진 만큼 수사 부서 근무 희망자도 증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다만 검찰청이 폐지된 이후 수사 업무가 급증하면 오히려 수사 부서 이탈 위험도 있다. 일선 경찰서 수사 경찰은 “위에서 봤을 때는 검찰청이 폐지되면 경찰에게 권한이 주어지고 위상도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무 담당 직원 입장에서는 주어진 업무량이 많아지니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며 “일각에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혼란한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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