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김해’를 보는 두 시선 담은 전시회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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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고분박물관, 내달 14일까지
일본인 사진·한국인 시 작품 선봬
같은 시대 다른 시선 관람 포인트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인 야쓰이 세이이쓰가 찍은 사진과 기록 자료들. 이경민 기자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인 야쓰이 세이이쓰가 찍은 사진과 기록 자료들. 이경민 기자

100년 전 임나일본부설의 증거를 찾아 경남 김해시에 온 일본인의 사진과 같은 시기 여류시인이 쓴 시를 접목해 당시 김해의 모습을 가늠하게 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려 인기다.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다음 달 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금릉 금빛 시선’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100년 전 김해 모습이 담긴 사진과 관련 기록, 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 문화유산을 재조명하고 지역연구의 지평을 넓힌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1900년대 초 일본인 야쓰이 세이이쓰가 제국주의 시선으로 촬영한 김해 사진·기록 자료 100여 점, 조선 후기 김해 여류시인 지재당 강담운이 남긴 지재당고 중 ‘금릉잡시’에 언급한 김해의 역사와 자연, 사람과 경치 등을 비교하며 보는 게 관람 포인트다.

대성동고분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은 지난 9월 30일 개막 이후 지금까지 1만 5317명이 다녀갈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구지봉과 수로왕릉, 수로왕비릉, 연자루 등 김해 주요 명소의 과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두 인물이 같은 곳을 보며 느끼는 시각차도 흥밋거리다.

야쓰이는 1920년 임나일본부설 증거를 찾으려 고적 조사를 빌미로 김해 곳곳을 다니며 기록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모은 경비 영수증과 리포트도 전시장에서 진열돼 있다.

반면 강담운은 차산 배전 선생과 애틋한 사랑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관기다. 그의 시는 당시 금릉(김해)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지난 25일 대성동고분박물관 송원영 관장이 특별전 ‘금릉 금빛 시선’에 진열된 자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지난 25일 대성동고분박물관 송원영 관장이 특별전 ‘금릉 금빛 시선’에 진열된 자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대성동고분박물관 송원영 관장은 “야쓰이 사진 자료는 영남대 교수가 일본 유학 시절 경매로 나온 것을 사비로 구매한 것”이라며 “강담운 작품에서 연상할 수 있는 김해 모습들이 사진에 담겨 있어 재조명하게 됐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면서도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또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과 100년 전 사진을 활용해 엽서를 제작할 수 있는 체험존이 설치됐다. 현재 진행 중인 ‘대성동 친구들’ SNS 이벤트에 참여하면 가야 무기를 든 ‘대성동 친구들’ 캐릭터 마그넷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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