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강경' 박형준 '중도'… 국힘 전략 간극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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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 지방선거 지지층 결집
한동훈계 등 당내 비주류 견제
박 시장 "계엄 사과" 공개 촉구
중도로 지지세 확장 주력할 때
중앙당, 지역 이슈 소홀 지적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위).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위).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 강경 투쟁으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와 3선 도전이 유력한 당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간극이 커지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중도는 없다’는 인식 아래 강경 투쟁을 통한 지지층 결집을 지방선거 전략으로 밀고 있는 반면, 보수 우위 구도가 약해지면서 ‘중도층’ 공략이 한층 중요해진 부산 선거를 감안할 때, 계엄에 대한 사과 등 전 정부와의 단절과 보수 제 세력 통합이 승리의 관건이라는 게 박 시장 측의 인식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5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중도 행보가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체제가 무너지는데 제1야당으로서 입을 닫는다면 보수정당의 존재 의의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원외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도 “우리끼리의 싸움을 하기 전에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연일 ‘체제 전쟁’을 언급하며 당 역량을 대여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지도부 행보에 대해 내부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지만, 지금 중도로 방향을 틀 경우 강성 지지층의 반발 등으로 분열상만 커질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인식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당 지도부가 부산을 다녀간 직후인 지난 23일 부산 동서대에서 열린 한 시사 대담에서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사과하는 걸 두려워하고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상대가 밉고 정말 잘못한다고 해서 우리의 잘못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며 그런 태도와 기준으로 다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 중 12·3 불법 계엄 1년을 앞두고 사과를 공개 촉구한 건 박 시장이 처음이다.

박 시장의 소신 발언은 계엄과의 절연 없이는 확장이 불가능한 부산 민심에 대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우리 선거 역사에서 ‘중도층 20%’는 실질적으로 존재해왔고, ‘대장동 항소 포기’ 등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정권 심판 동력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는 중도로의 지지세 확장에 주력할 때라고 본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우위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낮거나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 야권에서는 중앙당이 대여 투쟁에 골몰해 실질적으로 표심 공략에 도움이 되는 지역 이슈 파이팅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최근 가덕신공항 공기 문제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지만, 당 차원의 메시지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 등 박형준 시정의 ‘현안’ 역시 여권의 비협조로 별다른 진전이 없지만, 중앙당의 지원은 빈약한 편이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박형준 시정에 유리해 보이는 이슈에 대해서는 사실상 ‘태업’ 전략을 쓰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견제가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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