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부산의 물 문제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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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택 부산광역시물산업협회 이사장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세계적 항만도시다. 수많은 사람과 산업이 모여 활력을 만들어내지만, 이 도시의 가장 근본적인 생존기반인 물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낙동강 하류의 수질문제는 수십 년 동안 부산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제약해왔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였다. 2021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본류 수질개선과 취수원 다변화를 결정했을 때, 시민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희망을 보았다. 이어 2022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소식은 그 희망을 더욱 굳건히 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었다.

취수원 설치 예정 지역주민들은 지하수위 저하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생활제한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도시의 생명줄인 물은 농민들에게는 곧 생존의 문제였고, 그들의 불안은 결코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하수위 저하예방대책, 주민피해보상, 지역농산물 직접구매와 지원 등 상생협약을 추진했다. 이는 단순히 물을 가져오는 사업이 아니라, 물을 매개로 지역 간 신뢰와 협력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2026년 정부예산안에서 낙동강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사업 예산이 제외되었다는 소식은 시민들의 기대를 다시 흔들었다. 그러나 부산시장의 요청으로 국회 예결위에서 설계비 반영이 검토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부산 시민들은 다시 한 번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에는 원만한 지역갈등해결과 아낌없는 지원이 이어져 더 이상 “언제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직결된 권리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단순한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지역 간 신뢰와 공동체적 연대의 시험대다. 이와 함께 부산은 해수담수화를 통한 자급자족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이미 2017년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30만 t과 기수담수화 10만 t 규모를 검토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부산이 식수를 자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을 보여준다.

현재 국내에는 안산, 서산, 포항, 광양 등 78곳에서 해수담수화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완도군은 선박형 담수화 플랜트를 통해 도서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추자도, 가파도, 마라도 등지에서 담수를 공급한다. 부산 역시 원전 영향이 없는 가덕도와 영도 등지에서 대규모 담수화시설을 구축해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광역시물산업협회는 강서구 공업용수정수장 유휴부지에 물융합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담수화 플랜트를 구축하고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히 물 문제해결을 넘어 기업유치와 고용증대, 나아가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비전이다.

부산에 물융합 산업클러스터가 구축된다면 젊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동시에 물 부족 국가에 해수담수화 설비를 지원하는 국제적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다. 부산의 물 문제해결은 곧 대한민국 물 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와 해수담수화라는 두 축은 단순히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물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주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그날, 부산 시민들의 환호는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공존의 승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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