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줄어서…’ 2027년 울산 동평초, 동백초로 합친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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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직격탄 맞고 두 학교 통합 결정
농어촌 넘어 도심으로 번진 울산 첫 통합 사례
찬성률 ‘턱걸이’ 통과…학부모 내부 진통 여전
교육청 “통학 지원 등 교육 여건 개선책 마련”


울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 남구 달동 동평초등학교가 2027년 3월 인근 동백초등학교로 통합된다. 그동안 농어촌을 중심으로 나타난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도심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진 울산 첫 사례다. 울산교육청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나, 학부모 찬성률을 간신히 넘기는 등 이견이 여전해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울산시교육청은 23일 학생 수 급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평초등과 동백초등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4년 개교한 동평초등은 과거 학생이 넘쳐나 2002년 인근 동백초등 개교 당시 학급을 분리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재학생은 180여 명으로, 480여 명인 동백초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울산교육청은 5년 뒤 두 학교 학생 수 합계가 현재 667명에서 325명으로 반토막 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교육청의 학교 통합 기준을 보면 도심 지역은 학생 수 200명 미만인 학교를 대상으로 하며, 학부모 5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근 동평초등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53.8%가 찬성하며 통합이 확정됐는데, ‘턱걸이’ 통과인 만큼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한 학부모는 “고학년 학부모는 작은 학교 혜택에 만족해 전학을 꺼리는 반면, 저학년 학부모는 너무 적은 학생 수에 불만이 커 찬성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사례는 ‘학령인구 절벽’이 농어촌을 넘어 도심 한복판까지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0년간 울산에서 이뤄진 학교 통합은 2016년 농어촌 지역인 울주군 상북면 소재 3개교(향산·궁근정·길천초등)를 합친 상북초등 사례가 유일하다. 농어촌 지역은 학생 수 60명 미만인 학교가 통합 대상이 된다. 도심 지역 학교 통합은 울산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이러한 통합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 증가에 따라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며 “통합으로 인해 원거리 통학이 발생하는 경우 통학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폐교 부지는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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