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집값 한 달째 보합…서울은 다시 ‘불장’ 조짐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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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주 부산 집값 0.00%
수영·해운대 13~14주째 상승
연제·동래구 등도 오름세 전환
9·7 대책에도 서울 집값 급등
“규제 강화 전 갭투자 해두자”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정종회 기자 jjh@

9월 한 달간 부산의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유지하며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부산이 하락세를 겨우 면하고 있는 사이 서울은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며 ‘불장’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0%로 보합을 기록했다. 9월 첫째 주부터 시작된 보합이 4주 연속 이어진 것이다.

3년 3개월가량 이어진 하락 랠리가 멈추고 한 달째 보합이 이어지자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2022년 6월 20일 시작된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은 무려 1169일간 이어졌다.

낙폭이 컸던 2022년 12월엔 한 주에 0.7%씩 빠졌다. 그러다 이달 첫째 주 비로소 하락을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특히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필두로 집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수영구는 아파트값이 0.05% 오르며 14주 연속 상승세를, 해운대구도 0.03% 상승하며 13주째 오름세를 각각 기록했다.

연제구는 7주 연속, 동래구는 4주 연속 상승하며 오름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9월 첫째 주부터 2주 연속 0.09% 상승하며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남구는 이번 주에는 0.05% 하락하며 주춤했다.

부산의 전셋값은 0.06% 오르며 전주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집값 선행 지표인 부산의 전셋값은 지난해 3월 이후 상승 곡선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수영구(0.19%)는 민락·망미동 위주로, 동래구(0.13%)는 온천·사직동 대단지 위주로, 연제구(0.11%)는 교통 환경이 양호한 거제동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부산이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지만 서울과의 격차는 여전히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9%로 전주 대비 0.07%포인트(P) 커졌다.

정부의 9·7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외려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한강 벨트 지역의 오름폭이 확대되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서울 25개 구의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성동구(0.59%)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이어 마포구(0.43%), 광진·송파구(각 0.35%), 강동구(0.31%), 용산구(0.28%) 등의 순이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4가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면적 84.83㎡는 지난 20일 22억 3000만 원(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규제 강화 전 갭 투자 매수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전세를 낀 갭 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7일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나 마포구, 성동구 등 인근 선호 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은 안건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9·7 대책을 통해 국토부 장관의 토허구역 지정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초과·투기 수요를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규제지역 추가 지정 카드가 언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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