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의욕적 부산행 불구 세계로교회 예배로 스텝 꼬여
첫 일정부터 강성 지지층 행보
중도층 도외시에 내부서 불만
지난달 말 출범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부산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며 흔들리는 지역 여론 다지기에 나섰지만 민심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에 지역 국민의힘 관계자 사이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5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 곳곳을 누볐다. 청년 간담회부터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 예정 부지와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를 찾는 등 민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그러나 부산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부산에서의 첫 일정인 세계로교회 예배 때문에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14일 오전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서 예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것이 제 소명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목사의 구속은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는 주장이다.
손 목사는 올해 대통령 선거와 부산 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사전 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지난 9일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탄핵 국면에선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역 보수 지지층에서는 “탄핵의 강을 건너 내년 지방선거에 총력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지지자들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있는 손 목사의 교회에서 예배를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우리 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다”며 “결국 중도층의 표심을 얻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노릴 수 있는데 지도부는 이에 역행하는 모습이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장 대표는 당시 현장에서 “종교 탄압, 반인권, 반문명, 반법치, 반자유주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일축했는데, 이 같은 발언이 향후 부산 국민의힘 지지층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