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타임 아웃] 11명의 축구 선수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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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선임기자

‘캡틴’ 손흥민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뜨겁게 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한 손흥민의 열풍은 상상 이상입니다. 손흥민의 경기가 열리는 입장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티셔츠 판매량이 급증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입니다. MLS 3경기 만에 환상적인 데뷔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14일 세너제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시작 52초 만에 리그 두 번째 골을 기록하며 월드클라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손흥민이 MLS의 인기마저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세너제이 원정경기에서도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는군요.

지난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치른 미국과 멕시코의 평가전에서도 손흥민은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습니다. 당시 중계를 하던 TV 캐스터의 말이 생각납니다. “대한민국은 손흥민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멋진 말입니다.

딸과 함께 A매치 평가전을 보다 문뜩 옛날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딸은 초등학교 때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서포터즈를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경기 직전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 경험도 있지요. 당시 딸은 “아빠! 축구는 왜 11명이서 해?”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납니다. 축구 담당기자가 축구 한 팀 선수가 왜 11명인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축구 한 팀은 왜 11명일까요. 축구의 기원은 고대 중국에서부터 중세 유럽에까지 다양하게 존재했습니다. BC 200년쯤 이미 축구와 비슷한 경기가 중국에서 행해졌고, 고대 그리스에서도 축구와 유사한 특징을 갖는 경기가 열렸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인원 제한이 없어 수십 명이 함께 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1863년 영국축구협회가 설립되면서 현대 축구의 규칙이 정립되기 시작하는데요. 당시 한 팀의 축구 인원을 11명으로 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당시는 왜 11명을 기준으로 했을까요. 영국 사립학교 기숙사의 방 정원이 10명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당시 각 방에는 10명의 학생 외에 방장 또는 사감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방 단위로 축구 경기를 하다 보니 팀 정원이 11명이 됐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크리켓과 필드하키도 한 팀이 11명이라는 점도 이러한 설을 뒷받침합니다.

축구장의 크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축구장은 길이 100~110m, 폭 64~75m의 크기로 돼 있습니다. 이 규격에서 이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이 필드플레이어 10명과 골키퍼 1명이라는 것입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현재 11명의 선수로 다양한 전술이 나오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으니 축구는 흥미진진한 경기입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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