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의 집피지기] 세컨드 홈
경제부 기자
“국가에서 ‘투자 금지 지역’을 손수 알려주셨다.” “정부에서 사라고 하면 사면 안 됨, 사지 마라고 할 때 사야 함.”
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 뉴스에 달린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많게는 수천 개까지 ‘좋아요’가 달릴 정도로 커다란 공감을 얻은 댓글들이다. 어째서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된 걸까.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세컨드 홈’ 적용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에서 ‘인구감소관심지역’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지방 도시의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집 한 채를 추가로 사도 1주택자와 같은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세컨드 홈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가 이번에 대상 지역을 확대함에 따라 강원 강릉·동해·속초·인제, 전북 익산, 경북 경주·김천, 경남 사천·통영 등 9곳에 추가로 세컨드 홈 특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부산의 경우 동구와 서구, 영도구는 인구감소지역이고 금정구와 중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에 포함된다. 하지만 광역시라는 이유로 지난 대책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광역시에 세컨드 홈 혜택을 주면 주택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수도권에 속하는 인천 정도를 제외하면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다수 광역시들이 고질적인 집값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만 해도 2022년 6월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3년 2개월째 한 차례 반등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세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준다고 해서 아파트값이 널뛰는 정도의 폭등 상황이 되질 못한다는 것이다.
시골에 별장 하나 더 지으면 세금을 깎아준다는 정도의 인식으로 접근해서는 지금의 부동산 양극화를 막을 수 없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 원을 돌파하면서 하위 20% 간의 격차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통계는 올해 1월 조사 이래 최고 기록을 깬 뒤 8월까지 6개월 내리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은 세금이다. 현행 세제는 서울 1주택자를 지방 다주택자보다 우대한다. 실제로는 판이하게 다른 서울과 지방의 집값 상승률이 심지어 같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방 다주택자가 수천만 원의 양도세를 더 토해내야 한다.
지방에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 언제까지 바보 취급을 당해야 하나. 갈수록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교육 환경은 열악해진다. 집값마저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치닫는다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세컨드 홈 정책의 과감한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