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세력과 타협 없다”는 여당… “싸우자”는 국힘 당권 주자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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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체제’ 민주, 강경 노선 공식화
국힘 전당대회 후보들 대여 투쟁 강조
당 지도부는 독재대응특위로 맞불 놔
온건 ‘찬탄파’ 주자들 입지 위축 전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이후 강경 노선을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국민의힘을 ‘내란세력’으로 규정하며 협치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도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여 강경 투쟁의 강도를 높이며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내란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내란세력을 완전히 뿌리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어 달라는 게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 땅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 사태는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헌법을 파괴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을 겨냥해 “불법 공천개입과 반헌법적 종교 유착의 국민의힘이 사는 길은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길뿐”이라고 강조하며 정 대표의 강경 기조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강경 기조가 이어지자, 국민의힘도 강한 어조로 맞섰다. 국민의힘은 4일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압박과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독재대응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특위 위원장에는 법조인 출신의 5선 의원인 조배숙 의원이 임명됐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특위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정의를 압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이재명 정권의 폭압 정치에 맞서 싸워달라”고 주문했다. 송 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TF라는 해괴한 기구를 만들어, 불리한 재판은 모두 조작이라 몰아가고 있다”며 “3대 특검 특위를 띄워 수사를 진두지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공포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 또한 지난 3일 정청래 대표를 향해 “정 대표는 야당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한 초유의 여당 대표”라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야당을 악마화하고 적대시하는 공격적 인식에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 5인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정조준하며 ‘누가 더 강하게 싸울 수 있는가’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부터 파기환송을 받은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의 본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선명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개미들은 증시 폭락으로 있던 휴가비도 다 날렸지만, 이 대통령은 태연히 휴가를 떠났다. 개미핥기 같은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결국 국민의힘도 해산하겠다고 위협한다”며 “안철수만이 민주당의 정당 해산 음모를 막아 국민의힘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후보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해 “단일대오로 뭉쳐서 여당·이재명 정부와 제대로 싸우는 야당이 돼야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진우 후보는 “김·장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투쟁’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이재명 재판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이 더 아파하는 방식으로 투쟁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가장 꺼리는 후보는 주진우”라고 강조했다. 조경태 후보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민주당과 맞설 유일한 대안임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청래·김병기 체제의 민주당이 강경 노선을 전면에 내세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강경 대응 기조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메시지를 내온 이른바 ‘찬탄파’ 주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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