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땅 꺼지는데… 부산 뒷북대책 언제까지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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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하단 14차례 싱크홀 사고
그동안 조사위 2번밖에 안 열려
차수공법 변경 권고도 이행 안 돼

14일 오전 7시께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맞은편 차도에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번 싱크홀은 지난 13일 발생한 싱크홀과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4일 오전 7시께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맞은편 차도에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번 싱크홀은 지난 13일 발생한 싱크홀과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사상~하단선의 연이은 싱크홀 사고에 부산시가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지반조사 탐사, 하수관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 열렸던 사고조사위원회의 대책도 공사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책이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는 잇따르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싱크홀 발생의 대책으로 도로지반침하 특별대책 상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새벽로 교차로 12개소 시공 보링 조사 △공사구간 내 우수·하수관거 전수 점검 △감전천 합류부 준설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1·2공구가 지나가는 새벽로 교차로 12개소에 대해 최대 10m 깊이의 지하공동을 확인할 수 있는 집중 보링 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시는 공사 구간 일대 우수박스와 측구 800m 구간 점검에서 발견된 13곳을 보수할 계획이다. 5월부터는 나머지 측구 3200m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대책이 시민들의 불안을 당장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는 14건의 사상~하단선 싱크홀과 관련해 지난해 8월과 9월 발생했던 4건에 대해서만 고작 2번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를 열었다. 사조위에서 제시된 싱크홀 재발 방지 대책도 온전히 이행되지 않았다. 사조위는 당시 차수·흙막이 공법이 적절치 않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곳 토질과 매설물의 영향으로 채택한 기존 공법이 ‘H-pile 토류판’ 공법인데, 해당 공법은 시공이 간단하나 차수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사조위는 차수성이 비교적 더 높은 ‘CIP’공법을 권고했다.

그러나 부산교통공사는 “이미 굴착 중인 상황에 다른 공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지반에 구멍을 뚫어 차수 성능의 약품을 주입하는 보완 방식의 차수그라우팅(PCF)으로 이를 대신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공법을 변경하는 대신 그라우팅 공법 등으로 차수를 보강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사조위가 권고안을 제시하고도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사조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산대 토목공학과 임종철 명예교수는 “싱크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도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사조위가 원인 조사부터 대책 이행까지 점검해야 된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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