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국 대신…” 지역 상공계 유럽 시장 노크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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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유럽상의 부진경자청 방문
수출·투자 등 협력 방안 논의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 어려워져
유럽도 시장 다변화 모색 원해
EU, 부산 지역 수출 4위 올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14일 방문해 기업 투자, 수출 협력 등을 논의했다. 부산진해경자청 제공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14일 방문해 기업 투자, 수출 협력 등을 논의했다. 부산진해경자청 제공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역 상공계가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유럽 역시 미국으로의 수출 장벽이 높아진 상황이라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지역 상공계는 미국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부산 지역 수출기업들의 유럽 수출길이 넓어진다면 관세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 규모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15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이 지난 14일 부산진해경자청을 방문해 유럽 지역 수출, 투자 등을 논의하고 향후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은 유럽 투자가의 관심 분야와 진입장벽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으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전략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의 부산진해경자청 방문은 유럽도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전쟁을 피하기 위한 해법으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이뤄져 더 관심이 쏠렸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2012년 설립된 국내 외국계 경제 단체 중 하나로 유럽 기업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4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부산진해경자청에는 지난 2월 19일 마리아 카스티오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 대사도 찾아 기업 투자, 수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유럽 기업들에게 부산은 낯설지가 않다. 세계 1위 선사인 MSC를 비롯해 르노자동차, 보쉬렉스로스, 윌로펌프 등 유럽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부산진해경자청 개청 이래 유럽 기업 누적 투자액은 총 15억 3000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다.

15일 부산세관이 발표한 ‘2025년 3월 부산 지역 수출입 현황 및 무역수지’에 따르면 3월 부산 지역 수출에서 유럽연합은 동남아, 미국, 중국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1억 3200만 달러로 전체의 10%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년 동월에 비해 44%가 늘었다. 부산과 유럽이 협력할 분야도 많고 성장할 가능성도 큰 셈이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자청장은 “미국과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은 유럽 기업들과의 교류 확대, 기술 협력,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이번 면담을 계기로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및 유럽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가시적인 투자 유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15일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서 주한독일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2025년 경제 전망 행사’를 열었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주한해외상공회의소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약 500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주요 산업의 경제 전망 발표와 함께 카타리나 비클렌코 독일무역투자진흥처 한국 대표 등 독일계 기관·기업 연사가 한국 내 투자 환경을 설명했다. 또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독일대사를 비롯해 국내 독일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부산과의 접점 찾기에 나서기도 했다.

부산상의는 지난달 26일 상의홀에서 한국우크라이나뉴빌딩협회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및 비즈니스 활성화 협력 방안 모색을 위한 ‘부산-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부산상의는 우크라이나상의와 ‘상호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산 수출 기업이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의 의존도가 높지만 최근 관세전쟁 이후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 욕구가 커졌다”며 “유럽 수출 시장에 지역 기업들이 자리 잡는다면 향후 예상되는 관세 장벽, 미중 갈등 등의 위협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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