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체인지 등 전임 교육감 사업 재검토 수순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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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교육감 ‘임기 1년’
“전시·권위주의 행정 배격” 선포
초등 입학 준비금 등 새 의제로
시의회 추경 예산 확보가 관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3일 오전 부산진구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3일 오전 부산진구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3년 만에 교육 수장에 복귀하면서 정책 기조가 전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임 하윤수 교육감이 역점 추진한 ‘늘봄학교’와 ‘체인지’ 사업은 사실상 재검토 대상에 올랐고, 대신 문해력 진단 프로그램 개발과 초등 입학준비금 지급 등 김 교육감의 공약들이 새 의제로 부상한다. 다만, 실질 임기가 1년에 불과한 만큼 6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와 조직 정비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부산시교육청은 김 교육감의 주요 공약을 각 부서에 배분한 뒤, 실행 계획을 취합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주 안에 1차 계획 취합을 마친 뒤 예산 투입 여부, 조례 개정 필요성 등에 따라 항목별로 분류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기획팀 관계자는 “원래는 인수위원회가 한 달 동안 각 부서와 실행 계획을 조율하지만, 이번에는 재선거로 인수위가 없어 교육청이 직접 정리하고 있다”며 “새 교육감의 공약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검토 대상에는 김 교육감이 선거 공보물과 취임사에서 강조한 주요 공약들이 포함됐다. 핵심 방향은 ‘공교육’과 ‘교육 복지’ 강화다. 대표적으로 △문해력·수리력 진단용 컴퓨터 기반 검사 프로그램 개발 △고교생 인터넷 강의 수강료 지원 △사립유치원 교육비 전면 지원 △초등학교 입학준비금 30만 원 지급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 도입, 인공지능(AI) 교육기관 설립, ‘임시정부 대장정’ 재개도 주요 공약에 담겼다.

반면 전임 하윤수 교육감이 역점 추진한 ‘늘봄학교’나 ‘체인지’ 등 주요 사업은 사실상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앞서 김 교육감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과 권위주의적 행정은 철저히 배격하겠다”며 이 같은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늘봄학교와 체인지 사업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측면도 있지만, 시범 운영 없이 급하게 추진된 데다 교원 부담이 가중되며 현장에서는 혼선이 적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이런 점들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석준표’ 공약을 짧은 임기 안에 실현하려면 추경 확보가 필수적이다. 실질 임기가 1년에 불과한 김 교육감의 성패가 오는 6월 추경 확보에 달린 이유다. 공식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지만,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선거일 60일 전 직무를 내려놔야 해 실질적인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좁혀진다. 올해 예산은 이미 편성된 상태고, 내년 본예산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김 교육감의 내년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추경 편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교육감은 중도진보 성향이지만, 예산 심의 권한을 쥔 부산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때문에 김 교육감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새 정책 추진을 위한 인사 진용도 빠르게 재편될 예정이다. 우선 이달 중순께 행정국장과 기획국장(3급), 총무과장(4급), 인사계장(5급) 등 핵심 보직을 중심으로 1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후 추경 편성이 마무리되면, 감사관(3급) 등 개방형 임기제 보직의 후임 공모 절차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나머지 조직 전반 재정비는 7월에 행정직, 9월에 교육직 정기 인사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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