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부산권으로 몰리는 데이터센터…부산, 동서간 전력수급 격차 심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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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데이터센터 4개 운영 중
2030년까지 20개 추가 건립 예정
신규 소요 85% 강서 등 서부산 집중
동·서부산권 전력생산율 8대 2
전력소비율은 6대 4로 불균형
계통망 부하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시 “EDC 중심 분산에너지원 확보
전력공급원 다변화·지산지소 실현”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정부의 데이터센터 분산 정책과 부산의 우수한 인프라·정주여건과 맞물려 부산에 데이터센터가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다. 특히, 서부산권에 민간 데이터센터 시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전력자립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부산지역에서 조차 동서간 전력수급 불균형 심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부산일보>가 부산시로부터 입수한 ‘부산지역 민간 데이터센터 운영 및 건립 예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부산지역에서는 2030년까지 총 24개의 데이터센터가 가동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4개(강서구 3개, 중구 1개)를 빼면 지금의 5배인 20개의 데이터센터가 대부분 올해와 내년 착공에 들어가 5년 내에 순차적으로 준공 예정이다. 이들 20개(총 16개 기업)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총 전기 필요 용량은 1447MW(메가와트)로 1기당 약 1GW(기가와트·1GW는 1000MW) 규모인 고리원전 1.5기(총 1.5GW 안팎)와 맞먹는다.


‘부산시 민간 데이터센터 운영 및 건립 예정 현황’(3월 31일 기준). 부산시 제공 ‘부산시 민간 데이터센터 운영 및 건립 예정 현황’(3월 31일 기준). 부산시 제공
부산시 구·군 현황 지도. 동부산권(기장군,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서부산권(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부산시 제공 부산시 구·군 현황 지도. 동부산권(기장군,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서부산권(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부산시 제공

특히, 2030년까지 건립 예정인 민간 데이터센터 20개 가운데 85%인 17개가 서부산권인 강서(15개)·사상(1개)·사하(1개)에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나머지는 금정·영도·기장에 1개씩 들어설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전력 소모량이 많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서부산권에 집중되면서 향후 전력수요 증가 시 계통망 부하에 따른 공급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전력 통계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전력자립률은 169.8%로, 8대 대도시 가운데 인천(191.5%) 다음으로 높다. 부산의 발전량은 연간 3만 7096GWh(기가와트시), 연간 소비량은 2만 1851GWh에 달한다.

문제는 부산의 전력자립률이 자치구·군별로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전력자립률은 원자력발전소(원전)가 밀집된 동부산권의 기장군이 1990.6%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어 서부산권인 사하구(264.3%), 동부산권의 해운대구(12.9%), 서부산권의 강서구(7.1%) 순이다. 나머지 12개 구는 동·서부산권 구분 없이 구별로 전력자급률이 1% 안팎에 불과하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 입주 예정 기업의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2023년 기준 부산의 전력생산율은 동부산권 82.2%, 서부산권 17.8%인 반면, 전력소비율은 서부산권 39.3%, 동부산권 60.7%다. 실제 부산 강서구 일대 ‘부산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예정지 내 전력수요는 2024년 연간 4019GWh에서 2030년에는 연간 1만 4330GWh로 3.6배나 폭증할 전망이다.

이에 부산시는 우선,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중심으로 분산에너지원 확보를 통해 전력공급원을 확대·다변화하고, 장기적으로 부산항 신항, 가덕도에 무탄소인수기지, 수소특화단지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확보해 무탄소 기반 지산지소(地産地消, 전기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전기를 쓴다는 뜻)를 실현할 계획이다.

한편,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현재 국내에는 상업용 데이터센터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려면 부지 및 전력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비스는 기본이기 때문에 새로 건립되는 데이터센터는 수전용량이 최소 40MW 이상 확보돼야 한다.


데이터센터 재직자 교육 현장 모습. 부산시 제공 데이터센터 재직자 교육 현장 모습. 부산시 제공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 특히, 서부산권인 강서 지역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의 주요 신규 전력수요는 연간 1872GWh, EDC 내 그린데이터센터집적단지는 연간 4730GWh에 달할 전망이다. 급한대로 단기적으로는 2027년 말 준공 예정인 신강서 변전소(1000MW급)를 통해 데이터센터 집중에 따른 계통부하가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변전소 신·증설, 송배전선로 확보 등 전력망 신설에는 상당한 시간(765kV 약 10년, 345kV 약 9년)이 소요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증축 등 대규모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서는 강서구 내 선제적인 공급자원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에 데이터센터가 건립되지 않으면 다른 지역 또는 국가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각종 정보통신(IT) 서비스를 시민들이 제공받아야 한다.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다른 지역보다 빠른 속도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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