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줄인상 기류 속 부산 국립대 동결… 사립대 막판 고심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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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이어 부경대 17년째 동결
한국해양대도 올리지 않는 쪽으로
학생 고통 분담 위한 조치 따른 것
사립대 “버틸만큼 버텨” 인상 고민
교육부, 사립대에 동결 재차 당부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가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국총협)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가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국총협)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경남 지역 대부분 국립대학이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에 따라 올해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결 기조를 정한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학들은 정상적인 대학 운영을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립대들은 이달 하순 또는 다음 달 초순께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부경대는 지난 10일 2025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어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국립부경대는 2009년 이후 17년 연속으로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 1학기 국립부경대 학부 등록금은 지난해와 같은 △인문사회 계열 170만 3000원 △이학·체능 계열 204만 1500원 △공학·예능 계열 217만 3500원 △이학 계열(간호학과) 224만 1500원으로 확정됐다. 국립부경대 측은 “물가 상승과 경직성 경비 증가 등으로 재정 부담이 크지만, 학생과 학부모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등록금도 동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산대 역시 올해 학부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부산대와 경상국립대 등 9개 국가 거점 국립대 총장은 지난 10일 화상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16년 동안의 등록금 동결로 교육과 연구에 어려움이 있지만, 고환율과 고물가에 고통받는 국민과 학생의 고통 분담을 위해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경남 지역 국립대인 창원대 역시 지난 13일 올해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국립한국해양대도 오는 21일 등심위에서 등록금을 동결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대가 대부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한 것과 달리 부산·경남 사립대학의 상황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립대는 2009년부터 15년 넘게 고정된 등록금으로는 대학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동아대·동서대·동의대 등 부산 지역 4년제 사립대 10곳은 잇따라 등심위를 열어 올해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중 4~5개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동아대, 동의대, 경성대, 영산대 등 4개 대학이 등록금을 올렸다.

부산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줄고 있고 대학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 반드시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며 “올해는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는 내부 기류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경남 사립대 중 대다수도 등록금 인상을 전제로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 내 4년제 사립대 5곳 중 경남대, 인제대, 가야대, 창신대는 등록금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학은 14년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경남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 재정이 절벽인 상황이라 교육부 인상 상한률 내에서 인상 폭을 논의하고 있다”며 “대학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학 총장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등록금 동결을 당부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모든 대학 총장에게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 장관은 지난 10일에도 대학재정지원사업 확대 방침을 밝히며 등록금 동결을 다시 한 번 요청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도 지난 13일 수도권 8개 사립대 총장과 영상회의를 열고 올해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다. 초등교원 양성기관인 부산교대와 진주교대는 각각 5.49%, 5.4%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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