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팬들 “홈구장 빨간 관람석 안 된다” 반발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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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문수구장 3층 좌석 교체 공사
팬클럽 “라이벌 포항의 팀 색상”
시에 항의성 근조화환 보내기도
시의회 민주당도 “국힘 색깔” 의혹

프로축구 울산 팬들이 울산 문수축구장 3층 관람석 색상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변경하는 데 반발해 울산시청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독자 제공 프로축구 울산 팬들이 울산 문수축구장 3층 관람석 색상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변경하는 데 반발해 울산시청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독자 제공
프로축구 울산 팬들이 울산 문수축구장 3층 관람석 색상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변경하는 데 반발해 울산시청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위는 문수축구장 관람석 기존 색상, 아래는 변경 색상 도면. 울산시 제공 프로축구 울산 팬들이 울산 문수축구장 3층 관람석 색상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변경하는 데 반발해 울산시청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위는 문수축구장 관람석 기존 색상, 아래는 변경 색상 도면. 울산시 제공

프로축구단 울산HD FC 홈구장인 문수축구장이 낡은 관중석 일부를 빨간색으로 교체하면서 때아닌 ‘색깔 논쟁’에 휘말렸다. 빨간색이 국민의힘 상징색이라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더해 울산HD FC의 라이벌인 포항스틸러스의 팀 색깔이란 점이 울산 팬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설공단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0억 원을 들여 문수축구장 3층 노후 관람석 1만 5694석을 교체하고 있다.


문수축구장 관람석은 2001년 준공 당시 구획별로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4가지 색깔이었다. 시는 전체 3층인 관람석을 2016년 1층(1만 1488석) 좌석을 파랑으로, 2022년 2층(9061석) 좌석을 파랑에서 옅은 파랑의 그러데이션으로 바꿨다. 옅은 파랑인 3층은 빨강으로 교체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넣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팀 색깔이 파란색인 울산HD FC 홈 팬들이 “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HD FC와 ‘동해안 더비’를 이루는 오랜 라이벌 포항스틸러스의 팀 색깔이 빨간색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울산HD FC 팬클럽 ‘처용전사’는 “포항과 맞붙는 ‘동해안 더비’ 때는 부정 탄다고 빨간색 양말조차 안 신는다”며 “관람석 교체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급기야 팬들은 13일 오전 울산시청 민원실 앞에 항의성 근조화환 10여 개를 보냈다. 화환에 달린 리본에는 ‘파랑으로 새긴 역사, 빨강으로 새긴 흑역사’ ‘울산팬 무시하는 울산시장’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울산시가 김두겸 시장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색깔을 입히려 한다는 말까지 더해지면서 정치색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앞서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근호·손명희 의원은 지난 9일 회견을 통해 “김두겸 시장 취임 이후 울산시 행사장이나 홍보물 등에 빨간색이 주로 사용되고 있어 ‘문수경기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의혹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울산시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는 파랑→빨강의 그러데이션 색상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축구의 역동성을 고려한 색 조합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규격축구장 관람석 전부를 청색으로 교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우리나라 대표팀 상징색은 적색 계열이지만 일본은 청색이어서 향후 한일전이 열릴 때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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