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2018년 질병 부담, 온열질환 9배·심뇌혈관질환 4배 이상 증가
기후 변화에 따른 질병 부담 측정
초미세먼지 영향, 뇌졸중·폐암 순
2018년 폭염으로 인한 질병 부담은 폭염 일수가 절반 이하였던 전년도와 비교해 온열질환이 9배, 심뇌혈관질환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측정됐다.
질병관리청이 8일 ‘주간 질병과 건강’에 소개한 ‘기후 변화에 따른 질병 부담 측정’ 연구에 따르면 폭염의 온열질환 질병 부담은 2018년에 1만 5195 DALY(장애보정생존연수)로 나타나 2017년(1579)과 2019년(1631)보다 9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연간 폭염 일수는 31.0일이어서 2017년(13.5일)과 2019년(13.1일)보다 배 이상 많았다.
1 DALY는 조기 사망이나 질병, 손상 이후 남는 장애로 인해 상실된 건강연수가 1년이라는 의미다. DALY가 클수록 건강 손실로 인한 질병 부담이 증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18년 폭염 때문에 직접적인 온열질환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과 급성신부전의 질병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2017~2019년 3년간 폭염의 심뇌혈관질환 질병 부담은 각각 1610, 7634, 2031 DALY, 급성심부전 질병 부담은 124, 519, 137 DALY로 나타나 다른 해에 비해 2018년에 서너 배 이상 치솟았다. 폭염의 전체 비사고사망(질병과 건강 문제로 인한 사망) 질병 부담도 971, 4129, 904 DALY 순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폭염의 질병 부담은 2019년에는 심뇌혈관질환(2031), 온열질환(1631), 비사고사망(904), 급성신부전(137) 순이었지만, 2018년에는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의 영향으로 온열질환(1만 5195)이 심뇌혈관질환(7634), 비사고사망(4129), 급성신부전(519)을 크게 앞질렀다.
폭염의 경제적 질병 부담은 2018년 비사고사망 약 686억 원, 심뇌혈관질환 약 255억 원, 온열질환 약 40억 원, 급성신부전 약 81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의료비용 등 직접비용을 포함해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 조기 사망으로 인한 미래소득 손실까지 계산한 수치다.
이 밖에 초미세먼지 단기 노출로 인한 질병 부담의 경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비사고사망, 심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모두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에서 개별 질환의 질병 부담 순위는 뇌졸중(3만 884), 폐암(2만 4585), 허혈성 심장질환(2만 466), 만성폐쇄성폐질환(4195)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폭염의 경우 해마다 변동성이 크고, 심뇌혈관질환이나 온열질환처럼 응급 조치가 필요한 질환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질병 부담의 급증에 대비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 변화로 인한 질병 부담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질병 부담 감소를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