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쉬워지니, 수학·과학도 이해하기 쉬워졌어요”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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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이주배경학생 교육 플랫폼

글로컬대학 사업 '다이음센터'
9개교, 80명 대상 한국어 수업
일상 소통 넘어 교과 개념 이해
현장선 "실질적 도움" 호응 커

경남 김해시 대청동의 플러스하트리더스쿨 지역아동센터에서 세계시민교육을 받는 이주배경학생들. 인제대 제공 경남 김해시 대청동의 플러스하트리더스쿨 지역아동센터에서 세계시민교육을 받는 이주배경학생들. 인제대 제공

인제대학교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사업이 김해지역 ‘이주배경학생’들의 교육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높은 김해에서 이 같은 플랫폼은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한국 문화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3일 경남 김해지원교육청에 따르면 김해시는 경남에서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주배경학생은 부모나 본인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배경을 가진 학생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다문화 가정 학생, 중도 입국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을 포함한다.

경남지역 평균 이주배경학생 비율은 4.29% 정도인데 김해는 4.5%에 이른다. 경남지역에 있는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는 총 7곳이다. 이 중 2곳이 김해에 자리한다. 밀집학교는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해에선 이주배경학생들의 학교생활과 한국 문화 적응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인제대는 글로컬대학사업 하나로 다이음센터를 설립해 이주배경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이음센터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이주배경학생들에게 학습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정부는 이주 배경 학생들에게 2년간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한국어로 일상적인 소통과 읽기 쓰기는 가능한데, 문제는 학습이다. 2년간 학습만으로는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학, 사회, 과학 등 수업에서 사용되는 여러 개념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제대 다이음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4개 학교 이주배경학생 40명을 대상으로 학습 한국어 수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9개교 80명으로 대상을 늘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배경학생들은 매일 또는 일주일에 2번 등 각 학교마다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방과후수업을 통해 학습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학습 한국어 수업은 학교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진영금병초 5학년 김발레리아 양은 “수업에 어려운 단어가 많았는데 학습 한국어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좋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돼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해합성초 김영미 교사는 “학습 한국어 수업은 이주배경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제대는 앞으로 학습 한국어 수업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인제대 다이음센터는 이주배경학생들의 진로 체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부민공익재단, 부민병원과 함께 경남 김해시 진영지역 이주배경학생 40명을 대상으로 폭넓은 진로 탐색과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해운대 부민병원을 방문해 전문 의료시설을 둘러보고 실제 의료현장을 관찰하게 된다. 오케스트라 음악도 감상하고 아쿠아리움도 둘러볼 계획이다.

인제대 다이음센터는 올해 이주배경학생 돌봄에도 첫발을 내딛었다. 다이음센터 신성희 교수는 “이주배경학생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거나 장시간 노동에 종사해 방과후 아이들을 돌봐줄 형편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다이음센터는 부민공익재단과 함께 이주배경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음센터는 농구교실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초등부 팀과 고등부 팀, 각각 1개 팀씩을 구성해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진행되는 김해시 농구 생활체육 동호회 리그에 참여한다.

인제대 다이음센터는 김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시민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각 나라의 문화를 지식으로 배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공존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김해 내동초 1·2학년을 대상으로 매달 2시간씩 총 6회에 걸쳐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양성 속에서 소통하는 법을 익히고 상호문화주의의 가치를 알게 된다. 오는 28일과 6월 25일에는 베트남, 미얀마,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총 8개국 인제대 유학생들이 내동초를 방문해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다이음센터의 다양한 지원 사실이 점차 알려지자, 최근 대구국제고 학생들이 다문화 사회의 사회 통합과 관련된 특강을 요청해왔다. 다이음센터는 오는 29일 인제대에서 대구국제고 학생 28명을 대상으로 세계화에 따른 한국 사회 변화와 지속가능한 다문화 사회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인제대 손은일 부총장은 “이주배경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김해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정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인제대는 앞으로도 글로컬대학사업 취지에 맞게 대학 자원과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이주배경학생과 외국인 주민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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